"요즘 '양1' 성공률은 100%다. 이제 완전 내기술이 된 것같다."
인천공항에서 출국 직전 만난 '도마의 신' 양학선(20·한체대)은 자신감이 넘쳤다.
공중에서 1080도를 도는 '양1'은 말처럼 쉬운 기술이 아니다. 난도 7.4, 세계에서 유일한 이 기술의 창시자인 양학선에게도 맘만 먹으면 언제나 성공할 수 있는 기술은 아니다. 난도가 높은 만큼 착지에서 리스크는 높아진다. 컨디션, 자신감, 포디움 환경 등이 모두 맞아떨어질 때 시도하는 이른바 '필살기'다. 런던올림픽 직전 성공률 60~70% 수준이었던 양1의 성공률이 100%에 가까워졌다. "이제 완전 내 기술이 된 것같다"는 말에서는 자신감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혹독한 연습탓에 손목 부상을 달고 산다. 질풍같이 달려 뜀틀을 짚고 날아올라야 하는 도마 종목에서 손목 부상은 고질이다. 오른쪽 손목 통증으로 인해 어깨까지 테이핑을 한 채 독한 훈련을 감내했다. "손목에 통증이 좀 있긴 하지만, 괜찮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올림픽 챔피언' 양학선은 여전히 씩씩했다.
이번 대회에는 조성동 남자체조 총감독과 여홍철 경희대 교수가 동행했다. 한국남자체조의 최정예 삼총사가 나섰다. 한국 체조의 레전드인 여 교수는 '양1' 기술의 모티브가 된 '여2'의 창시자다. 이번 대회 심판으로 참가한다. "도요타컵은 유서깊은 대회다. 우리때는 주니치컵이었는데, 1994년에 출전한 적이 있다. 당시엔 개인종합 2위를 했었다"며 웃었다.
조 감독은 1980년대 초반부터 지도자 생활을 했던 한국체조계의 산증인이다. 유옥렬, 여홍철, 양태영 등 걸출한 체조스타들을 배출했고, 지난 여름 런던올림픽 양학선의 금메달로 한국 체조계의 평생 숙원인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요즘 '양1'은 아주 좋다"며 자신감을 재확인했다. "사실 난도 점수가 하향조정된 내년부터가 문제다. 북한 리세광의 스타트 점수를 따라잡기 위해 새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1차 시기 양1에서 반바퀴를 더 돌고, 2차시기 로페즈 기술에서 반바퀴를 더 비트는 식의 신무기를 준비중이다. "학선이는 '비틀기' 하나는 타고났다. 분명한 주특기, 특장점이 있다. 선수로서 잘하는 것을 더 계발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스승의 말에 양학선 역시 "특기가 있다는 건 축복이자 행운이죠"라며 씨익 웃었다.
일본 도요타컵은 세계적인 선수들이 참가해 종목별 우승자를 가리는 초청대회다. 종목별 1위에게 상금 15만엔, 2위에게 12만엔, 3위에게 8만엔이 주어진다. 양학선은 15일 오후 링 종목에 출전한 후, 16일 오후 자신의 주종목인 도마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