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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이병규, 부상 씻고 LG 1루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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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핫코너.' 최근 프로야구에서 1루를 일컫는 말입니다. '핫코너'는 애당초 3루를 가리키는 야구 용어입니다. 우타자들이 잡아 당겨 강한 타구를 3루 쪽으로 보내는 일이 잦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뛰어난 좌타자들이 증가하고 우타자들이 바깥쪽 공을 결대로 밀어치는 타법을 구사하면서 1루 쪽으로 강한 타구가 향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습니다. 1루수의 수비 능력이 과거에 비해 중요해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루수는 여전히 타격 능력이 중시되는 포지션입니다. 내야수 중 가장 수비 부담이 적으며 타선 전체를 이끄는 해결사가 1루수로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2012 시즌에 각 팀의 주전 1루수인 삼성 이승엽, 한화 김태균, 넥센 박병호는 팀 타선을 이끄는 리그 최고 수준의 해결사였습니다. 반면 롯데는 일본 오릭스로 떠난 이대호의 공백을 포스트시즌에서 절감했으며 KIA는 최희섭의 잦은 부상이 뼈아팠습니다. 주전 1루수의 경쟁력이 팀 전체의 경쟁력과 직결된 것입니다.

7위에 그친 LG 또한 확실한 주전 1루수가 부재했습니다. 최고령 타자 최동수는 체력 부담으로 인해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김용의는 1루와 3루를 오갈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이지만 타격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무엇보다 주전 1루수가 될 것이라 기대했던 작은 이병규의 부상이 뼈아팠습니다.

작은 이병규는 2012 시즌에 68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습니다. 부상으로 인해 1군과 2군을 들락거리던 작은 이병규는 8월 24일 잠실 삼성전에 출전해 1회말 적시 2루타를 터뜨렸지만 통증을 호소해 경기 도중에 교체된 뒤 시즌 아웃되었습니다. 10월 5일 고질적인 부상에 시달리던 무릎에 수술을 받았고 재활에는 3개월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좌타자가 많은 LG 타선에지만 그 중에서도 작은 이병규는 두드러지는 존재였습니다. 대부분의 LG의 좌타자들은 빠른 카운트에서 타격하는 적극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작은 이병규는 선구안을 바탕으로 자신이 원하는 공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을 지닌 타자입니다. 이름은 동일하지만 배드 볼 히터인 팀 선배 이병규보다는 그가 지닌 등번호 7번의 옛 주인인 김재현을 연상시키는 짧고 날카로운 스윙이 돋보였습니다.

작은 이병규는 2010년 0.300의 타율과 12개의 홈런으로 1군 무대에서 확실히 검증받았습니다. 올해도 0.318의 타율과 0.435의 출루율을 기록했으며 홈런은 2개에 그쳤지만 7월 18일 SK전에서는 잠실구장의 가장 깊숙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리는 괴력을 과시했습니다.

LG의 주축 좌타자들이 30대를 훌쩍 넘어섰지만 작은 이병규는 내년 시즌 만 서른이 되어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에서도 대비됩니다. 차후 LG 타선을 중심 타자로서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 것입니다. 작은 이병규가 겨우내 충실한 재활을 거쳐 내년 시즌 개막부터 1군에 합류해 1루를 지키며 LG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행보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