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는 시즌 전 마이애미 히트와 함께 우승을 다툴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최근 몇년 간 트렌드가 된 '빅3'. LA 레이커스는 대형 마켓팀답게 '빅3'를 넘어선 '판타스틱 4'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기존의 코비 브라이언트와 파우 가솔. 여기에 골밑장악력은 당대 최고인 드와이트 하워드와 2차례나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베테랑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시까지 합류시켰다.
브라이언트가 여전히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슈팅가드 중 한 명이라는 점. 엄청난 높이를 자랑하는 하워드와 영리한 가솔의 골밑 결합. 약점으로 꼽히던 포인트가드까지 보강한 LA 레이커스를 우승후보로 꼽는 것은 당연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노령화된 라인업과 느린 스피드가 문제였다. 하지만 엄청난 이름값 앞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미세한 약점과 함께 시간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조지력 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했다.
특히 수비에 큰 약점을 보이며 약팀에게 어이없이 일격을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LA 레이커스는 현재 9승12패, 서부 11위.
그 와중에 스티브 내시는 발목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 발생하고 있다. 스페인 농구의 자존심이자, LA 레이커스 살림꾼 역할을 했던 파우 가솔이 문제였다. 올 시즌 그는 평균 12.6득점, 8.8리바운드를 기록하고 있다. 2001~2002시즌 데뷔 이후 가장 적은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두자릿수 리바운드를 기록한 그는 올 시즌 리바운드 갯수도 많이 줄었다.
그가 비난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2점슛 야투율 때문이다. 2003~2004시즌 48.2%를 찍은 것을 제외하곤 항상 그의 야투율은 50%를 상회했다. 그러나 올 시즌 2점슛 야투율은 42%다. 때문에 가솔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생기기 시작했다.
트레이드 루머도 돌았다. 신임 사령탑 마이크 댄토니 감독이 등장하자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그는 부상으로 4경기째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팀내 분위기와 결합돼 그의 복귀가 늦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한마디로 '판타스틱 4' 자체가 좌초될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런 '판타스틱 4'의 해체는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댄토니 감독은 "가솔은 여전히 중요한 선수다. 가솔과 내시가 함께 뛰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가솔을 백업이 아닌 스타팅 멤버로 쓰겠다"고 현지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공개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가솔은 12일(한국시각) LA레이커스와 클리블랜드전에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내시 역시 부상에서 거의 회복된 상태다. 복귀날짜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돌아올 예정.
하지만 여전히 '판타스틱 4'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내시와 가솔이 돌아온 뒤 LA 레이커스의 경기력이 향상되지 못할 경우에는 모종의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