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적인 차원에서 결단을 내렸습니다."
롯데 장병수 사장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지금껏 소신을 굽히지 않고 신생구단 창단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던 장 사장이다. 그런 장 사장이 끝내 입장을 바꿨다. 롯데의 찬성, 만장일치로 10구단 창단 승인됐다.
11일 오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열렸다. 10구단 창단 승인에 대해 긴급히 모인 자리인 만큼 이날 승인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된 것은 사실. 하지만 NC 창단 때부터 줄기차게 신생구단 창단을 반대해온 롯데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됐을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많은 야구인들의 걱정과는 달리 속전속결로 창단 승인이 났다. 반대하는 구단이 없는 만장일치의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 말은 롯데가 처음으로 신생구단 창단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이사회 종료 직후 스포츠조선과 전화가 닿은 장 사장은 "모두가 짝수 구단 체제를 원했다. 롯데가 반대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지만 하지 않았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찬성이 곧 10구단 체제에 대한 완전한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롯데를 대표하는 장 사장의 생각은 아직 변함이 없다. 10개 구단 체제는 국내 프로야구 현실상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단, 프로무대에 참가하고 있는 한 팀으로서 전체판을 깨뜨리고 싶지 않았다는 뉘앙스가 풍겨났다. NC가 내년 시즌 당장 1군에 참여하고 굴지의 기업인 KT, 내실있는 기업인 부영이 프로야구판에 도전장을 던지며 더 이상 롯데가 홀로 반대할 명분이 없어졌다는 현실도 고려됐다.
단, 2013 시즌 일정 폭탄을 맞은 것과 이번 10구단 창단에 대한 찬성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9구단 체제에서 롯데가 경기 일정에 대한 엄청난 피해를 받자 10구단 창단에 대해 찬성한 것 아닌가"라는 얘기가 나왔기 때문. "경기 일정과 10구단 창단은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일축한 장 사장은 "이번 경기 일정 논란은 9구단 체제와 상관 없는 일이다. KBO가 흥행을 고려해 주말에 잠실, 부산 등 규모가 큰 경기장에 롯데 경기를 집중 배치했기 때문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 조금만 더 신경을 썼다면 그런 불공정한 일정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KBO가 공정하게 일정을 다시 짜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