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까지는 아니지만, 찬바람은 불겠죠."
연말 각종 시상식과 행사가 이어지느라 프로야구 각 구단들은 아직 본격적인 2013연봉 재계약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지 못했다. 그래도 비록 선수와 마주앉지는 못했어도 각 구단들은 고유의 고과산정방식과 종합적인 평가기준을 근거로 어느 정도까지는 내년 시즌 연봉의 아웃라인을 그려놓았다.
올해 초 야심차게 새 시즌을 맞이했다가 결국 4강행에 실패한 KIA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 선수들의 성적과 팀 기여도 등을 근거로 고과를 만든 뒤 선수들과의 본격적인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저연봉 선수와 신진급 선수들 대부분과는 이미 재계약을 마무리했는데, 이것이 '기초작업'이었다면 이제 각 주전급과는 본격적인 줄다리기를 해야한다.
KIA의 2013 연봉 협상의 기상도는 '한파 속 햇살'이다. 팀 성적 부진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하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고과 요인이 분명한 일부 선수들에 한해서는 충분한 대우를 해주겠다는 입장이다. 연봉협상을 담당하고 있는 KIA 오현표 운영팀장은 "아무래도 올해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하는 등 팀 성적이 좋지 못해서 전반적으로는 삭감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분명 그 가운데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도 있다. 인상 요인이 뚜렷한 선수들에 대해서는 대우를 해줄 것"이라는 기본 입장을 밝혔다.
KIA는 2011시즌과 2012시즌에 연속으로 팀 평균 연봉이 올랐다. 2010시즌을 마친 뒤 펼친 '2011 연봉협상'에서는 전년도 평균연봉(8936만원)보다 1.8% 오른 9094만원의 평균연봉을 선수단에 안겼다. 이어 2012시즌 평균연봉도 전년도 보다 약 3.5% 올라 9427만원이었다.
하지만 2013년 평균연봉은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올해는 실패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종범과 손영민, 이현곤 등 올해 억대연봉자 3명이 팀을 떠났다. 전체적인 파이가 줄어든 셈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인상요인이 뚜렷한 선수도 있다. 베테랑 서재응은 지난해에 비해 약 29⅔이닝을 더 던지면서도 평균자책점을 무려 1.69나 낮췄다. 타선의 지원부족으로 아쉽게 9승에서 주저앉았으나 시즌 막판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을 세우는 등 선발진의 맏형 역할을 충분히 했다. 투수진 가운데에서는 고과 1위로 평가받았다. 올해 2억9000만원의 연봉을 받은 서재응은 3억대 돌입은 문제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기의 아이콘' 김진우도 9년 만에 1억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올해 10승 5패에 평균자책점 2.90으로 6년 만에 10승 고지를 다시밟은 김진우는 시즌 후반 에이스에 버금가는 역할을 해냈다. 올해 연봉도 4000만원에 불과해 150% 인상률만 넘어서면 1억대에 진입할 수 있다.
KIA 관계자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종료된 12일부터 주요 선수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연봉 협상을 벌이게 된다"면서 "서로간에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