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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1위' SK 문경은 감독 "모비스, 해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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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3라운드다. 강팀으로 변모한 SK의 고공비행이 계속될 수 있을까.

SK는 10일 현재 모비스와 함께 14승4패로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래알 조직력'이란 말은 온데간데없다. 개인보다는 팀으로 똘똘 뭉쳐 선두를 달리고 있다. '언젠가 내려갈 팀'이란 시선도 사라졌다. 매시즌 반짝 상승세를 보이다 추락했지만, 더이상 그런 시선은 없다.

SK 문경은 감독은 "계속 초반, 초반 얘기했는데 어느새 3분의 1이 지났다. 사실 아직도 1위 자리가 어색하다. 습관이 안돼 있어서 그렇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초반에만 반짝하는 팀이란 인식을 지워내기 위해 선두 질주에도 긴장감을 늦추지 않았다. 선수들이 들뜨지 않도록 자신이 먼저 무게중심을 잡았다.

그는 "사실 계속 '초반이다'라고 얘기하고 시간은 3월이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총 6라운드 중 어느새 2라운드를 마친 지금에야 비로소 1위 자리가 실감이 나는 듯 했다.

문 감독은 올시즌 '1가드 4포워드' 시스템으로 팀을 확 바꿔놨다. 높이가 있는 포워드들을 4명이나 배치해 잦은 미스매치를 유발했다. 4명의 포워드를 바탕으로 수비나 리바운드 포지션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누군가 도움 수비를 가도 오픈 찬스를 내주거나 리바운드 포지션을 뺏기지 않는다. 폭발적인 공격력에 수비와 리바운드까지 해결한 것이다.

김민수가 팔꿈치 부상으로 빠졌지만,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프로-아마 최강전 휴식기를 마친 뒤 첫 경기였던 9일 오리온스전에서 루키 최부경이 김민수의 몫까지 뛰어줬다.

이제 SK는 누군가 한 명이 빠져도 다른 선수로 메울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 과거와 크게 달라진 점이다.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던 예전에는 한 명만 부상으로 빠져도 팀이 휘청했다.

문 감독은 프로-아마 최강전 기간 동안 그동안 벤치에 주로 앉아 있던 김효범과 김동우 활용법에 대해 고민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크리스 알렉산더와 함께 둘을 잘 활용해야 지금 성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1,2라운드 때 무리한 애런 헤인즈와 박상오 등을 관리해줘야 향후 라운드 및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낮고, 벤치 멤버가 강하다? 이는 분명한 강팀의 조건이다. 문 감독은 시즌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혔고, 시행착오 끝에 드디어 정상궤도에 오른 모비스를 말했다.

그는 "가장 견제되는 팀은 역시 모비스다. 포지션별로 떨어지는 포지션이 하나도 없다. 게다가 유재학 감독님은 '만수'라 불리지 않나. 우린 두 배로 연구해야 한다. 그래도 2라운드까지 1승1패 했으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문 감독은 시즌 초반 연승행진을 달릴 때도 "어느 정도 순위가 정해지는 2~3라운드 때도 이 자리에 있으면, 그땐 정말 강팀으로서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그의 말대로 3라운드가 됐다. SK가 정말 강팀이 됐는지 확인해 볼 시기다. 나란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모비스와의 진검승부 또한 기대된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