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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냉혹한 세계, 감독에게 '시간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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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릿시스템과 강등제, 변화의 힘은 가혹했다.

2012년 K-리그가 출발한 3월, 16개 구단 감독의 이상은 컸다. 올시즌은 2일 문을 닫았다. 30라운드를 치른 후 9월에 사상 첫 스플릿시스템이 가동됐다. 8개팀이 그룹A, 8개팀이 그룹 B에 포진, 상, 하위리그로 분리, 운영됐다. 서슬 퍼런 전쟁의 연속이었고, 상처는 컸다. 프로의 세계는 냉혹했다. 감독의 운명은 '파리 목숨'이었다. 16개 구단 감독 가운데 절반이 넘는 7명이 철퇴를 맞았다. 사상 최다인원이다. 칼바람은 끝을 모른다. 여전히 진행형이다.

4월 서막이 열렸다. 허정무 인천 감독이 자진 사퇴했다. 7월 김상호 강원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8월에는 정해성 전남 감독이 물러났다. 인천은 김봉길, 강원은 김학범, 전남은 하석주 감독을 선임했다. 전초전에 불과했다.

시즌이 종료되기 전 일찌감치 방향이 결정됐다. 모아시르 대구 감독과 유상철 대전 감독이 불명예 퇴진했다. 대구와 대전은 기다렸다는 듯이 각각 당성증, 김인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비상식적인 구단 행정의 희생양이 돼 사표를 던진 최만희 광주 감독의 후임도 여범규 감독으로 결정됐다. 2부 리그로 강등된 광주는 여범규 수석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켰다.

8일 또 한 명의 감독이 철퇴를 맞았다. 2년 전 팀을 아시아 정상으로 이끈 신태용 성남 감독이 제출한 사표가 수리됐다. 자진 사퇴의 모양새지만 구단이 코칭스태프에게 일괄 사표 제출을 요구한 터라 사실상 경질 절차를 밟은 셈이다. 성남은 개막 전 우승후보로 부상했지만 그룹 B로 떨어지는 치욕으로 체면을 구겼다. 스플릿리그에서도 2승3무7패(상주 기권승 제외)에 그쳐 12위에 머물렀다. 신 감독은 성남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그러나 예외는 없었다. 감독으로 첫 출발은 최상이었으나 한 시즌 부진으로 이어진 매서운 칼끝을 견뎌내지 못했다. 신 감독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안고 쓸쓸히 떠났다.

감독 교체 바람은 아직 마침표를 찍지 않았다. 수원 삼성도 계약기간이 6개월 남은 윤성효 감독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수원은 시즌내내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리그 4위에 머물렀다. 경기력은 물론 구단 행정도 기대이하였다.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 구단 고위층의 인식이다. 벌써부터 후임 감독에 누가될 것이라는 하마평이 무성하다.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도 물음표다. 최강희 A대표팀 감독이 2014년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후 돌아온다. 이 감독은 내년 시즌도 대행이 유효하다. 그러나 대행 꼬리표를 계속 달고 팀에 머물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K-리그는 2013년 변화가 또 예고돼 있다. 1, 2부 승강제가 실시되고, 스플릿시스템도 재도입된다. 각 팀 감독에게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성적이 곧 운명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