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시 의상' '누드톤' '하의실종' ….
이 단어들은 섹시 가수 관련 기사에 등장하는 단어만이 아니다. 최근 아나운서 의상에 관련된 기사에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이다. 아나운서 의상에 대한 지적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품위를 지켜야한다'는 날선 지적부터 '너무 야하다'는 의견까지 최근 아나운서 등 전문 방송인에 대한 의상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지난 5일 방송한 MBC '뉴스24'에서는 유선경 앵커가 입고 등장한 의상에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로 떠올랐다. 유 앵커는 이날 붉은 계열의 재킷에 누드톤 블라우스를 입었다. 단정하게 올린 머리와 메이크업도 차분해보였다. 단정한 모습이었지만 누드톤 블라우스가 네티즌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방송 후 일부 네티즌들은 "민망하다" "안입은 줄 알았다"는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정인영 KBS N 아나운서는 최근 들어 네티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리는 아나운서다. 지난 달 정아나운서는 몸에 착 달라붙는 원피스 의상을 입고 방송에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정아나운서는 시스루룩과 하의실종에 가까운 짧은 스커트 등을 자주 입고 등장해 관심을 받았다. 네티즌들은 "유명세를 타려고 하나" "때와 장소를 가려야지" "너무 스커트가 짧은 것 아닌가"라며 질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6일에는 급기야 정아나운서가 방송 중 큐카드를 스커트 위에 올린 것도 화제가 됐다. 지난 4일 방송한 KBS2 '굿모닝 대한민국'에서 정아나운서가 초미니 원피스를 입고 의자에 앉았지만 노출을 피하기 위해 큐카드를 다리에 올렸다는 것. 이런 별다른 의미없는 상황까지 화제를 모으며 정아나운서는 6일 다시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를 장악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그는 "단지 아나운서라는 이유만으로 몸을 꽁꽁 싸매는 의상을 입어야 하나"라고 반문하며 "이 정도 의상들은 충분히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다. 괜한 관심이 너무 과도한 것 같다"고 귀띔했다. 그의 말처럼 아나운서의 의상에 과도한 관심이 생긴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들어서는 그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 게다가 "여성 아나운서는 단정해야 한다"는 의식이 과도해지며 "노출은 안된다"는 선입견으로 발전해 여성 아나운서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 관계자는 "정아나운서의 경우도 의상에 대한 관심이라기 보다는 미모의 아나운서에 대한 잘못돈 관심인 것 같다. 큐카드까지 관심을 받는 마당에 이제 정아나운서가 무슨 옷을 입어도 '화제'라며 기사가 나올 것 같다"고 비꼬듯 말했다. 이같은 논란들은 어느 의견이 옳다라고 단정해서 말하기 힘든 부분이다. 하지만 유명세를 노리고 의상을 택했다는 지적은 본인도 억울할 만큼 과도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최근 아나운서들의 의상 논란은 네티즌들의 지나친 관심이 낳은 산물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