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시작하긴 힘들지만…."
배우 김아중이 스크린에 컴백했다. 19금 섹시 로맨틱 코미디물인 '나의 PS 파트너'. '폰섹스'라는 발칙한 소재를 다룬 영화다. 다소 파격적인 영화에 출연하는 것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그녀는 "영화를 준비하고 촬영하면서 그런 부담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사들이 강하긴 하지만, 19금만을 위한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개성 강한 연예인이나 가수 역할을 맡았는데 정작 평범한 여자 역할은 해본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전부터 평범한 역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을 했어요. 또 폰섹스란 소재가 한국에서 영화적으로 다뤄진 적이 없기 때문에 영화가 어떻게 나올까에 대한 궁금함도 있었고요."
극 중 김아중은 '작정하고' 남자를 유혹한다. 5년 사귄 남자친구가 한눈을 팔자 그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남자들의 로망'인 와이셔츠 차림의 하의실종 패션을 선보이기도 하고, 수화기 너머로 섹시한 신음소리를 내기도 한다.
"저는 남자를 꿰뚫어보는 선수의 눈이 없거든요. 근데 감독님이 잘 아시더라고요. 감독님이 웃음소리와 신음소리, 의상까지도 하나하나 다 말씀해주셨어요. 앞머리도 감독님이 자르라고 해서 잘랐어요. 사실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았어요. 야릇한 통화가 남자들한테 진짜로 자극이 될까 의아하기도 했고요.(웃음)"
이어 "극 중 캐릭터와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 점도 있다"고 했다.
"비슷한 점은 연애를 하게 되면 항상 사랑하는 마음이 역전돼서 내가 더 사랑하게 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상대방의 처음과 같지 않은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하죠. 연애를 시작하기는 힘들지만, 일단 시작하면 훅 빠지는 스타일이에요. 그리고 다른 점은 바람피우는 남자에 대한 태도예요. 전 바람피우는 남자와 계속 관계를 유지할 만한 용기가 없어요. 물론 극 중 캐릭터처럼 잡지를 보고 야한 시도를 하지도 않고요.(웃음)"
그러면서 함께 호흡을 맞춘 남자 배우들에 대한 칭찬을 곁들였다.
"지성 오빠는 굉장히 털털하게 먼저 다가와 주셨어요. 재밌고 유머스러운 스타일은 아니지만 따뜻하고 믿음직스러운 분이에요. 또 (강)경준이는 너무 편했어요. 전 이번에 처음으로 동갑과 연기를 했거든요. 연기할 때도 서로 좋고 싫은 걸 쿨하게 얘기하고, 스킨쉽 장면이 있어서 너무 편했어요."
'미녀는 괴로워' 이후 6년 만의 컴백. 어느덧 30대가 됐고, 김아중은 그만큼 더 성숙해져 있었다. 나이 얘기를 꺼내자 "(나이 먹는 게) 싫어요"라며 웃었다.
"20대가 너무 후딱 갔어요. 책임감이 더해진 것 같아요. 예전엔 내가 예쁘게 잘 보여지고 연기도 잘 하는 걸로 보여지는 게 중요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몇 분이 오시든 작품 전체에 대해 실망을 안하고 재밌게 보시다가 가셨으면 좋겠어요."
이어 팬들에게 "오래 기다리게 해서 너무 미안하고 19세 이하 팬들에게도 미안하다"며 "오랜만에 한 만큼 열심히 해서 부끄럽지 않을 만한 영화가 나온 것 같다. 빨리 다음 작품을 하겠다"고 전했다.
"특별한 크리스마스 계획이 없다"는 그녀는 "영화가 잘 돼서 크리스마스에 무대인사를 가면 좋겠다"며 "아무 계획이 없는데 무대인사까지 안 가는 불상사가 안 벌어졌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