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실천율 100%' 영화 흥행 공약의 조건들 "대선 공약은?"

by

대선을 앞두고 다양한 공약들이 쏟아져 나온다. 유권자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공약들이 많다. 그런데 영화계에도 이런 공약들이 있다. 바로 배우들이 영화 흥행과 관련해 내거는 공약들이다. 재밌는 건 영화 흥행 공약의 경우 실천율이 100%에 가깝다는 것. 흥행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경우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공약이 지켜진다. 선거가 끝난 뒤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은 대선 공약과는 분명히 다르다. 영화 흥행 공약을 통해 실천율 높은 공약의 조건에 대해 짚어봤다.

▶"관객들이 원하는 걸 해라"

공약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공약을 내거는 당사자가 하고 싶은 걸 공약으로 내세우는 건 의미가 없다. 영화에선 관객, 대선에선 국민이 원하는 걸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 그래야 주목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공약의 의미도 더할 수 있다.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도둑들'의 김수현이 대표적이다. 그는 "1000만번째 관객을 업어주겠다"고 공약을 했고, 한 여중생이 '대세남' 김수현의 등에 업히는 행운을 얻었다.

또 오는 19일 개봉하는 '반창꼬'의 고수는 "200만 관객을 넘기면 관객 한 분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겠다"라고 밝혔다. 여성 관객의 입장에서 미남 스타 고수와의 데이트는 생각만 해도 설레는 일. 그는 "400만을 돌파하면 다른 방법으로 데이트 신청을 하겠다. 그 분 집 앞에서 기다렸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해 커피도 마시러 가고 영화도 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수현과 고수는 관객들이 원할 만한 일을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에 뜨거운 반응을 얻어낼 수 있었다.

▶"실천 가능한 공약을 내걸어라"

실천 불가능한 공약은 '있으나 마나'다. 영화 배우든, 정치인이든 실천 가능한 공약을 내세워야 한다.

'연가시'의 문정희는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 국민 앞에서 살사댄스를 추겠다"고 약속했다. 살사댄스 경력 13년의 문정희는 해외 살사 콩쿠르에 참가한 경험이 있을 정도의 춤 실력을 갖고 있다. 살사댄스 강사 경력이 있고 제주국제살사페스티벌 홍보대사로 활약했었던 문정희에게 살사댄스 공약은 당연히 실천 가능한 것이었다. 그녀는 지난 7월 '연가시'의 무대인사를 통해 공약을 실천했다.

'철가방 우수씨'의 최수종은 "100만 관객을 넘으면 짜장면 1004그릇을 사서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 직접 배달하고 봉사하겠다"며 "관객이 그 이상이 된다면 2차, 3차로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짜장면 한 그릇을 4000원으로 잡으면 1004그릇은 401만 6000원이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주연배우 최수종이 의미 있는 곳에 기부를 한다고 했을 때 충분히 실천 가능한 공약이다. 특히 이 공약은 영화를 봐준 관객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어려운 이웃까지 도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공약이라 눈길을 끈다.

▶"안 되면 되게 하라"

심사숙고 끝에 공약을 내걸고, 그 공약을 지키려고 마음을 먹었더라도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공약 실천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자신이 그 공약을 지키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아니면 애초 내걸었던 공약과 비슷한 일이라도 해야 한다.

'화차'의 조성하는 "300만을 돌파하면 셔플댄스를 추겠다"고 했었다. 점잖고 중후한 이미지의 조성하와 셔플댄스는 어딘지 안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조성하가 평소 뛰어난 춤 실력을 뽐내던 배우도 아니다. 비록 영화가 300만 달성에 실패해 공약을 지킬 기회는 없었지만, 조성하는 셔플댄스를 연마하며 최대한의 노력을 보여줬다. '500만불의 사나이'에 함께 출연했던 박진영이 그의 춤 선생님이 됐다. 조성하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갈고 닦았던 셔플댄스 실력을 깜짝 공개하기도 했다.

'도둑들'의 김해숙은 "1000만번째 관객에게 뽀뽀를 해주겠다"고 공약을 했다. 하지만 '1000만번째 관객'이 누군지 정확하게 알아내는 것이 여의치 않았다. '도둑들' 측은 1000만 관객을 돌파한 날의 관객 중 페이스북을 통해 1000만 돌파 시점을 가장 근접하게 맞춘 30명을 뽑았다. 이어 이벤트 현장에서의 즉석 추첨을 통해 행운의 주인공을 가렸다. 덕분에 김해숙은 관객들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