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MVP인 넥센 박병호가 지난 5일 올해보다 254.8% 인상된 2억2000만원의 연봉 대박을 터뜨리면서 팬들의 관심이 주요 선수들의 재계약에 쏠리고 있다. 두산의 경우 아직 재계약한 선수는 없지만, 몇몇 선수는 따뜻한 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두산 투수들과 타자들이 느끼는 보상 체감에는 큰 온도차가 날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두산의 경우 타자들보다 투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주전 선수들을 살펴봤을 때 대박이 기대되는 타자는 많지 않지만, 투수들은 전반적으로 높은 인상률이 기대된다. 두산 재계약의 특징을 '투고타저'로 예상할 수 있다.
우선 투수중에는 선발 투수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노경은이 대폭적인 연봉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 올시즌 연봉 5500만원에서 1억원을 넘어 1억5000만원까지도 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인상률로 따지면 100%를 넘어 150% 이상이 예상된다는 이야기다. 올시즌 노경은은 5월까지 셋업맨으로 뛰다 6월초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이후 승승장구하며 두산 선발진의 주축 멤버로 성장했다. 12승 가운데 선발승이 10승이었고, 평균자책점은 2.53으로 넥센 나이트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두산 토종 투수중 연봉고과 1위를 차지했다.
이용찬 역시 대폭적인 인상이 기대된다. 26경기에 선발등판해 10승10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연봉고과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투구이닝에서 162이닝을 기록해 인상 요인이 충분하다. 올해 1억200만원에서 어느 정도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입단 후 4년간 유망주에만 머물다 올시즌 셋업맨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홍상삼도 억대 연봉에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53경기에 등판해 5승2패, 22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마무리 프록터 앞에서 중간계투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올해 연봉은 5000만원이었다. 이밖에 투수중 김강률 변진수 정대현 등도 충분한 인상요인을 갖췄다.
반면 주전타자 중에서는 대박이 예상되는 선수가 거의 없다. 올해 3억원을 받은 김현수의 경우 주전으로 자리잡은 지난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타율 3할에 미치지 못했다. 홈런(7개)과 타점(65개)도 5년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대폭적인 인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포수 양의지도 타율 2할7푼9리, 5홈런, 27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연봉 1억2500만원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타율 2할4푼에 도루 21개, 득점 57개를 기록한 이종욱은 올해 연봉 2억500만원에서 삭감이 예상된다. 그러나 올해 부쩍 성장한 모습을 보인 윤석민 최주환 등은 인상이 기대된다. 100% 이상의 인상률이 가능하다.
두산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열리는 11일 이후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