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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야수 박한이, GG가 절실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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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외야수 박한이(33)의 2012시즌 개인적으로 가장 절실했던 목표는 골든글러브였다.

그는 2001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난 후 단 한 번도 주전 자리를 놓친 적이 없다. 한국시리즈 우승도 벌써 5번(2002년, 2005~06년, 2011~12년)이나 해봤다. 2004년과 2006년엔 골든글러브(외야수 부문)까지 받았다.

그런데 2006년 이후 박한이는 상복이 없었다. 그의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쳤다. 지난해에는 팀이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했지만 개인 성적(타율 2할5푼6리)이 프로 데뷔 최악을 기록했다. 골든글러브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박한이는 "결혼하고 나서 한 번도 골든글러브를 받지 못했다"면서 "총각일때 두 번 받았는데 아내의 내조를 받고 더 잘해야 하는데 부진해 계속 미안했다"고 말했다.

박한이는 2009년 12월 탤런트 조명진과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공채 탤런트 출신인 조명진은 전도유망한 연예인이었다. 하지만 박한이와 결혼 이후 첫 딸(수영)이 태어났다. 아내는 남편의 뒷바라지와 딸을 키우느라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잠시 접어뒀다. 박한이는 아내의 그런 희생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꼭 골든글러브 같은 최고의 상으로 조금이라도 보상해주고 싶은 것이다.

박한이는 이번 시즌 111경기에 출전, 타율 3할4리, 118안타, 51타점, 61득점, 무실책을 기록했다. 12년 연속 세자릿 수 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는 시범경기 때 왼허벅지를 다쳐 남들보다 시즌 출발이 1개월 늦었다. 그럼에도 박한이는 복귀와 함께 삼성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1번, 2번 타순을 맡기는 대로 공격의 물꼬를 터주었다. 삼성 주전 외야수 중 박한이가 가장 기복없이 꾸준한 활약을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이 외야수 중 팀내 공헌도 1위로 박한이를 꼽았다.

골든글러브 선정 투표는 지난 9일 끝났다. 결과는 11일 예정된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나온다. 박한이와 함께 외야수 부문에는 총 9명이 올랐다. 상위 득표자 3명이 수상한다. 롯데 손아섭, LG 박용택, 두산 김현수 등과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박한이는 2013시즌을 무사히 마칠 경우 두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그는 지난 2009시즌 뒤 FA를 선언했지만 반응이 싸늘했다. 삼성과 우선 협상이 결렬됐고, 시장에 나왔지만 타 구단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결국 2010년초 삼성과 2년간 최대 10억원이라는 실력과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초라한 계약을 하고 말았다.

박한이는 올해 보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 가족에게 아빠도 야구를 잘 한다는 걸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 그 시작이 이번 골든글러브 수상부터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