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나연(25·SK텔레콤)이 US여자오픈 우승자답게 놀라운 집중력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최나연은 9일 대만 뉴타이베이시 미라마르 골프장(파72·6303야드)에서 열린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총상금 80만달러)에서 연장 2차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테레사 루(대만)를 꺾고 챔피언이 됐다. 이 대회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2013시즌 개막전으로 치러졌다.
최나연은 대회 마지막날 퍼팅 난조로 1오버파 73타로 부진했다. 최종합계 3언더파 213타로 루와 동타를 기록해 연장에 돌입했다. 18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1차전에선 두 선수가 모두 파를 기록해 2차 연장에 들어갔다.
대반전의 드라마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최나연의 티샷은 오른쪽으로 밀려 러프에 박히고 말았다. 궂은 날씨 탓에 로컬룰로 공을 꺼냈지만 스탠스가 좋지 않았다. 유틸리티로 친 두번째 샷 역시 오른쪽 러프로 날아가고 말았다. 반면 루는 페어웨이에 떨어뜨린 티샷에 이어 세컨드샷을 그린 근처까지 갖다 놓았다.
세번째 샷을 준비한 최나연은, 남은 거리로는 9번 아이언을 잡아야 했다. 그러나 오르막 스탠스에다가 러프인 점을 감안해 7번 아이언을 짧게 잡고 그린을 공략했다. 가볍게 친 세번째 샷은 그린 위에 떨어진 뒤 핀 근처 2m지점으로 굴러갔다.
최나연이 위기에서 벗어나자 흔들린 쪽은 루였다. 루의 어프로치샷은 길었고, 홀컵을 지나 프린지에 멈춰섰다. 루는 8m 거리의 버디 퍼트를 공격적으로 시도했지만 홀컵을 지나 파에 만족해야만 했다. 한결 편해진 최나연은 마지막 퍼트를 침착하게 홀컵에 떨어뜨리며 두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최나연은 우승 상금으로 15만 달러를 받는다.
올해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자인 신지애(24·미래에셋)는 정혜진(25·우리투자증권) 양수진(21·넵스) 유소연(22·한화) 시모무라 마유미(일본) 아사하라 무뇨스(스페인)와 함께 1언더파 215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KLPGA 2관왕 김하늘(24·비씨카드)과 '맏언니' 박세리(35·KDB금융그룹)는 이븐파 216타로 공동 9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KLPGA와 대만여자프로골프협회(TLPGA)가 공동 주관하는 대회로 모든 기록이 내년에 포함된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