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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김신욱, 헤딩 발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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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김신욱(24·울산)은 '헤딩의 신'이 됐다.

탈아시아급이다. K-리그는 물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공중볼 싸움에서 김신욱을 능가할 선수가 없었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한 그의 헤딩력은 그저 그랬다. 아니, 제대로 평가해보자. 키(1m96) 값을 못했다. 지난해 2월 홍콩 구정컵에서는 "헤딩을 잘하고 싶다"며 하소연을 하던 그였다. 8일 일본 나고야의 간코 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김신욱도 인정했다. "사실 지난시즌까진 헤딩을 잘 못했죠."

김신욱은 과거에만 머물지 않았다. 철저한 분석과 경험, 자신감으로 자신의 헤딩을 180도 바꾸어 놓았다. 김신욱의 놀라운 성장 뒤에는 또 한 가지 비밀이 숨어 있었다. 지난시즌 한솥밥을 먹던 설기현(33·인천)의 조언이었다. 김신욱은 "기현이 형이 많이 도와주셨다. 기현이 형은 원톱 플레이를 마스터한 공격수였다. 공중볼 때 수비를 잘 등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현이 형이 '달려가면서 점프를 많이 하지 말아라. 낙하지점만 지키고 서 있으라'고 조언해줬다"고 덧붙였다. 김신욱의 단점은 낙하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것이었다. 반쪽짜리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추락하던 자신의 가치를 설기현을 통해 다시 끌어 올릴 수 있었다. 김신욱은 지난달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설기현에게 한 통의 문자를 보냈다. '감사하다. 형을 닮고싶다.' 답장의 내용은 이랬다. '너의 플레이만 하면 세계 어느 선수도 헤딩에서 너를 이길 수가 없다.' 김신욱은 "자신감을 심어주는 말일 수 있지만, 위치만 잘 잡으면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것을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마치면서부터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성장 동력은 자신의 채찍질이었다. 김신욱은 "올해는 대표팀에서 많이 배웠다. 타깃형 스트라이커를 좋아하는 대표팀 코칭스태프를 만족시키기 위해 나를 부단히 채찍질했다. 올해 내 숙제를 조금씩 풀어가니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잘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좀처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라운드에서 실패를 맛보지 못하면 성공도 없다는 것이 김신욱의 철학이다. 김신욱은 "헤딩이 아닌 오버헤드킥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때 대부분은 실수를 두려워해 시도를 하지 않는다"며 "실패하지 않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 나도 볼을 잡을 때 빼앗길 염려때문에 두렵다. 그러나 계속해서 도전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해외 진출에 대한 열망도 도전 정신에서 비롯된다. 김신욱은 "내가 해외 무대로 나가고 싶은 이유는 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군대 문제가 걸려있어 오래 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일단 부딪혀보고 '힘들구나'라는 것을 느낀 뒤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싶다. 군입대를 앞두고 오는 것보다 체험을 해보고 성과를 낸 뒤 돌아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에 그린 자신의 모습은 이동국(34·전북)과 같은 '롱런'하는 선수다. 김신욱은 "군입대 전 타깃형 스트라이커로서 오래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이뤄놓아야 한다. 뛰는 양을 서서히 줄이면서도 이동국 선배같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나만의 스타일을 만들어 놓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나고야(일본)=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