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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 타자와 마무리' 잃은 SK의 2013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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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늦가을이 차갑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밀려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SK는 스토브리그에 들어 팀 전력이 약화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우선 이호준이 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했습니다. 2010년 이후 4번 타자로서 기대에 못 미쳤던 이호준이지만 2012 시즌에는 0.300의 타율과 18홈런, 78타점의 준수한 기록으로 타선을 이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공백은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호준을 대신해 박정권, 최정, 이재원 등을 새로운 4번 타자 후보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박정권은 2011년 이후 2년 연속으로 부진했으며 지난 포스트시즌에서도 '미스터 옥토버' 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최정과 이재원은 4번 타자로서의 경험이 많지 않아 물음표를 떼어낼 수 없는 상황입니다.

마무리 정우람의 입대 또한 SK로서는 상당한 타격입니다. 정우람은 셋업맨 박희수와 함께 좌완 필승계투조를 구성해 경기 종반 역전을 내주지 않는 철벽 불펜을 과시해왔습니다. 외국인 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으며 김광현과 송은범 또한 1군과 2군과 들락거리는 바람에 윤희상을 제외하면 제대로 된 선발 투수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SK가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선전을 펼칠 수 있었던 것은 마무리 정우람이 버티는 불펜 덕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정우람의 입대로 박희수가 마무리로 보직을 옮긴다 해도 박희수의 앞에서 셋업맨으로 활약할 확실한 투수를 꼽기 어렵습니다. 엄정욱이 시즌 내내 불펜에서 활약할 수 있을지 몸 상태가 미지수이며 채병용과 윤길현은 아직 입대 전의 감각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SK의 필승계투조는 전반적으로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는 전력 보강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습니다. 이호준이 보상 선수를 받을 수 없는 NC로 이적한 것은 어쩔 수 없다 해도 1년 전 FA 정대현과 이승호가 이적했지만 FA 조인성과 임경완을 잡으며 전력 득실의 균형을 맞추려 노력했던 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소극적입니다. 임경완의 2012 시즌 부진이 SK로 하여금 FA 영입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도록 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트레이드에도 나서지 않는 모습은 의아한 것이 사실입니다.

내년 시즌 종료 후 SK에서는 정근우, 송은범, 최정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FA 자격을 취득합니다. 과연 SK가 거액을 쏟아 부어 세 명의 선수들을 모두 잔류시킬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SK로서는 2년 연속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낼 수 있는 내년 시즌의 기회를 살리지 않으면 안 됩니다. 4번 타자와 마무리 투수를 동시에 잃은 SK가 과연 적극적인 전력 보강에 나설지 남은 스토브리그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