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은퇴식에 반가운 얼굴이 찾아왔다.
바로 얼마전 롯데로 트레이드된 장성호였다. 의리의 사나이였다. 올시즌 한화에서 함께 뛰며 동고동락했던 장성호는 친한 선배의 은퇴소식에 새벽에 차를 몰고 서울로 올라왔다.
출발한 장소는 대전이 아닌 통영이었다. 롯데의 납회식이 열린 통영에 내려갔다가 은퇴 결정 소식을 듣고 이날 새벽 5시30분에 출발해 기자회견장에 도착했다.
장성호는 "친한 형의 은퇴식인데 와야하지 않겠나"라며 "한화 선수들이 올 수 없는 상황이라 내가 왔다"고 했다.
장성호와 박찬호는 한화 내에서도 절친한 사이였다. 장성호는 박찬호가 은퇴를 고민하던 때에 "내년에 함께 뛰자"고 했었다.
장성호는 자신의 야구인생 최고 기념물이라 할 수 있는 통산 2000안타를 친 배트를 박찬호에게 기증했다. 장성호는 "찬호형이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나에게 소중한 배트지만 집에 있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하는게 낫다고 생각해 찬호형에게 줬다"고 했다.
트레이드 이후 강행군을 펼친 장성호다. 트레이드 된 뒤 왕복 3시간 거리인 서산을 다녀온 장성호는 다음날 롯데 김시진 감독의 부름을 받고 부산으로 내려갔다. 29일엔 다시 통영으로 가 납회식에 참석한 뒤 이날 새벽에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며칠간 장거리 운전을 하며 바쁜 날을 보낸 장성호는 박찬호의 은퇴식을 본 뒤 다시 대전으로 내려갔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