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를 웃음 가득한 홍보의 장으로 만든 연극열전4 <그와 그녀의 목요일> 세 배우 배종옥, 조재현, 정웅인. 그러나 그 홍보가 딱히 미워 보이기 보다는 귀여웠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만한 그들의 활약은 시청자들에게 힐링을 주는 웃음이었다.
누구보다도 연기에서 둘 째 가라면 서운해 할 세 배우는 사실 모으기도 쉽지 않은 조합이라 할 수 있다. 그것도 자신의 작품이라기 보다는 공동 작업이라 할 수 있는 '연극열전' 시리즈의 한 작품으로 모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자체가 놀라운 일 중 하나다.
강렬한 연기자 배종옥과 조재현이라니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는 조합이며, 그들을 놓고 바라봤을 때 이 작품은 믿고 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알 사실이다. 거기에 우리가 코믹스런 한쪽 면만 아는 배우인 정웅인도 함께 한다니 설레는 연극일 수밖에 없다.
그런 세 배우가 연극무대를 알리기 위해 <라디오스타>를 찾은 것은 나름대로 용기를 낸 결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라 생각한 것은 그들이 그렇게까지 웃길 것 같지 않다고 생각했던 생각을 완전히 뒤집는 결과의 웃음을 준 것은 시청자들로서 놀라우면서도 유쾌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하는 일이 많아서 대본을 외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는 조재현이 준 웃음은 더욱 놀랄 수밖에 없는 장면이 됐다. 워낙 정웅인이야 우리가 쉽게 웃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을 해 왔지만, 조재현이 그러리라고는 누구도 쉽게 상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그들이 평소 가지고 있는 연기에 대한 자세와 배우의 삶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은 충분히 생각해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언론학 박사이자 중앙대 교수인 배종옥은 일반 학생이건, 연예인 후배들이건 성실성이란 기본을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한 면에는 용서를 하지 않는 성격을 보여줬다. 그래서 일단 학교를 나오지 않는 것에는 예외 없이 F학점을 주는 면은 당연한 일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기에 작은 감탄을 할 수밖에 없게 했다.
특히나 연예인이라고 그 권리도 아닌 권리로 학점을 자신이 한 것 이상으로 받아가는 것에는, 용납을 안 하는 모습은 박수를 쳐주고 싶은 마음을 갖게 했다. 그녀가 말한 자신의 철학 중, "많은 배우들이, 자신의 기질과 지금 잘 나가서 배우가 된다고 생각하는데 저는 그 개념을 부숴버리고 싶어요"라는 말은 깊이 생각해 볼만한 이야기였다.
지금 당장 인기로 학교를 편입하고 입학하는 아이돌. 그리고 그 인기의 후광을 통해서 배우로 데뷔해서 자신이 타고난 배우인양 거만하게 행동하는 모습은 교수이기 전 선배로서도 못 봐줄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 개념을 깨 부수고 싶다는 그녀의 말은 지금 모양만 대학생인 아이돌과 연예인에 대한 통렬한 일침이 될 것이며 되어야 할 것이다.
배종옥의 진지한 면은 아주 작은 시간이었지만 분명 생각해 볼만한 말이었고, 조재현도 짧게나마 자신이 가진 배우의 자세를 알리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려는 그의 말 속에 담긴 배우의 자세 또한 생각해 볼만한 이야깃거리였다.
조재현은 김기덕 감독이 섬세하고 치밀하게 연출하긴 하지만 의외로 여린 감성을 가지고 있어서 차마 눈뜨고 못 찍는 씬을 자신이 고집해서 살려낸 장면의 이야기는 <라디오스타>에서 자기자랑으로 들렸을 테지만 그 말은 자기자랑이 아니라 시청자나 대중이 그에게 박수를 쳐줘야 할 말이었다.
여배우가 힘들게 표현해 낸 장면을 못 보여주는 것도 죄악이라고, 상황이 처절하고 암담하다 하여 명장면을 버린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용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역으로 상대배우에게 예의가 아닐 것이라 생각해 끝까지 고집 해 찍게 했다는 말은 박수를 받을 만한 이야기였다. 또한 그 장면이 잘려나가고 보고 싶지 않다 하여 여배우가 반대했다면 연기자의 자세가 아닐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은 잠시나마 그런 고민을 하는 여배우들의 마음을 뻥 뚫어 줬을 이야기였다.
웃음도 잃지 않는 조재현과 정웅인은 <라디오스타>를 점령했다. <라디오스타> 멤버들은 고작 조재현을 공격하는데 있어서 노영학을 빗대 단신이라는 것만을 가지고 물어 뜯으려 했지만, 노련한 조재현은 특유의 여유로 차례대로 제압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린 것이 손가락질 하지 말라는 귀여운 독설에는 상황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를 보였으며, 정웅인과의 평소 친분을 이용한 편한 농담과 행동은 모든 MC가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용서와 화해의 아이콘. 이 시대는 소통이 끊긴 시대라 시간 날 때마다 연설을 하는 조재현의 모습은 귀엽게 느껴질 정도였다. 아들을 보고픈 정웅인의 간절한 소망에 물을 끼얹은 오판 의사에 분노해 잠시 '지금 고추 갖고 장난하세요'를 외칠 뻔하지만 이내 이해를 한 정웅인은 '라스'에서 아이가 고추를 손으로 만든 것은 아니겠느냐! 태연하게 재연을 해 내는 모습은 요절복통하게 만드는 모습들이었다.
자식 이름을 잠시 생각지 못한 조재현은 하이에나 같은 MC들의 표적이 되지만, 고수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조재현은 돈이 들어오는 쪽과 나가는 쪽이 같을 수는 없다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는 장면은 웃음의 소름을 한 가득 돋게 했다. 상황이 폭소의 도가니가 되자, 한 마디 더 거드는 정웅인의 말 '나 그 이야기 듣고 소름 돋네'라는 말은 화룡점정의 폭소탄이 됐다.
연극열전4 세 배우의 '라스' 침공기는 대성공이었다. 편집을 못 할 정도로 교묘하게 홍보를 하는 조재현의 뛰어난 솜씨는 감탄을 하게 했고, 그 감탄 속에는 웃음이 함께해 행복할 수밖에 없게 했다. <김영삼 객원기자, 바람나그네(http://fmpenter.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