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몰리션' 데얀과 몰리나는 없었다. 하대성 정조국 아디 에스쿠데로 등도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미드필더 고명진, 골키퍼 김용대, 중앙수비수 김진규를 제외하고 8명을 비주전 선수들로 채웠다. 최용수 서울 감독이 2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43라운드에서 1.8군을 가동했다.
데얀(30골)은 전북 이동국(26골)과 득점왕 경쟁 중이다. 몰리나는 사상 첫 한 시즌 '20(득점)-20(도움)' 클럽 가입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쉼표를 선택했다. 서울은 이미 K-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포항은 FA컵을 제패했다. 정규리그 챔피언과 FA컵 우승팀이 격돌은 다소 진이 빠졌다.
최 감독은 왜 맞불을 피했을까. 복선이 깔려있었다. 첫 번째 이유는 부상 대비차원이다. 서울은 A매치 데이로 연기된 15일 울산전을 시작으로 10일간 무려 4경기를 치렀다. 우승 잔치까지 모두 끝낸 마당이다. 데얀과 몰리나도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자칫 무리할 경우 부상에 노출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내년 시즌을 대비한 구상도 내포돼 있었다. 최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런 기회를 기다렸다. 나의 지도 철학은 평등이다. 그동안 기회를 못준 선수들에게 자연스럽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내년 시즌에 대비해 이날 경기를 통해 각자의 가치를 어필했으면 좋겠다"며 "잃는 것보다 얻은 게 더 많다"고 강조했다.
또 마지막 잔치를 위한 숨고르기였다. 포항전 사흘 후 홈에서 올시즌 마지막 경기인 부산전이 기다리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최 감독은 "올시즌 우리는 연패가 없다. 그것도 시험하고 싶고, 마지막 부산전에서 깔끌한 마무리를 통해 홈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출전하지 않은 1군 선수들은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했다.
반면 황선홍 포항 감독은 서울의 주축 선수들이 제외된 것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진검 승부를 펼치고 싶었는데 (최)용수 답지 않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포항=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