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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와 황선홍 '종착역 슈퍼컵', 하지만 정면 충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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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챔피언과 FA컵 우승팀이 격돌하는 슈퍼컵은 한 시즌의 출발을 의미한다.

국내의 경우 2007년 폐지됐지만 지구촌 대부분의 리그에 존재하는 축제의 장이다. 잉글랜드에선 '커뮤니티실드'라는 명칭이 붙어 있다. 스페인은 홈과 원정 1, 2차전으로 나뉘어 펼쳐진다. K-리그는 두 대회 우승팀을 정규리그 개막전에서 맞붙게 해 슈퍼컵을 대신한다.

올시즌 포스트시즌이 사라졌다. FC서울은 21일 제주를 1대0으로 꺾고 41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25일 전북전(1대0 승) 후 시상식과 함께 화려한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포항은 지난달 20일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시즌 마지막 길목에서 '종착역 슈퍼컵'이 성사됐다. 정규리그와 FA컵을 제패한 서울과 포항이 29일 오후 7시30분 포항스틸야드에서 격돌한다.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43라운드다. 올시즌 K-리그는 다음달 2일 44라운드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는다.

정규리그에선 서울이 승점 93점(28승9무5패), 포항은 71점(21승8무13패)이다. K-리그 한 시즌 최다 승점과 승리를 갈아치운 부동의 1위 서울은 설명이 필요없다. 포항은 4위에 포진해 있다. 수원(승점 73·20승13무9패)과 3위 자리를 다투고 있지만 의미는 없다. 수원과 포항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티켓을 거머쥐었다.

서울과 포항 모두 챔피언 찬가를 불렀다. 승부는 피할 수 없다. 마지막 남은 것은 '유종의 미'다. 양팀 사령탑의 혈전이 흥미롭다. 황선홍 포항 감독(44)과 최용수 서울 감독(41)은 '뉴라이벌'로 자리잡았다. 두 사령탑은 한국 축구 스트라이커 계보를 잇는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동시대에 그라운드를 누볐다.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동고동락했다. K-리그와 일본 J-리그에서도 함께 뛰었다. 황선홍은 플레이가 세밀하고 정교했다. 최용수는 선이 굵은 축구를 했다.

올시즌 대행 꼬리표를 뗀 최 감독은 정식 감독 첫 해에 우승컵에 입맞춤했다. 2007년 12월 사령탑 길로 들어선 황 감독은 2010년 11월 부산에서 포항으로 말을 바꿔탔다. FA컵 우승은 지휘봉을 잡은 후 첫 감격이었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지난 여름 런던올림픽에서 사상 첫 축구 메달을 목에 건 후 황, 최 감독이 성공시대를 열었다. 사령탑 지형도가 2002년 월드컵 세대로 축이 이동하고 있다.

대결 구도에선 최 감독이 정규리그와 FA컵에서 6차례 맞닥뜨려 3승1무2패로 박빙 우세하다. 그러나 7번째 만남은 변수가 많다. 황 감독은 홈인 만큼 베스트 전력을 꾸릴 계획이다. 그는 "안방에서 최 감독에게 쓴 맛을 안겨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다르다. 맞불을 피했다. 서울은 A매치 데이로 연기된 15일 울산전을 필두로 10일간 무려 4경기를 치렀다. 우승 잔치까지 모두 끝낸 마당이다. 포항전 사흘 후에는 홈에서 올시즌 마지막 경기인 부산전이 기다리고 있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변화가 불가피했다. 하대성과 에스쿠데로가 전북전에서 부상으로 교체됐다. 데얀과 몰리나, '데몰리션'도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 데얀(30골)은 이동국(26골)과 득점왕 경쟁 중이다. 몰리나는 사상 첫 한 시즌 '20(득점)-20(도움)' 클럽 가입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자칫 무리할 경우 부상에 노출될 수 있어 두 선수 모두 부산전을 기약하기로 했다. 서울은 포항전에선 1.5군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동안 출전시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계획이다. 최 감독은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가 크지 않다. 우리 전력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정면 승부는 아니지만 두 사령탑 모두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그들의 만남에는 늘 화제의 꽃이 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