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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딩크 감독 은퇴, 그가 쓴 역사는 불멸의 환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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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연출한 세계적인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66)이 그라운드를 떠난다. 2012~2013시즌 끝으로 은퇴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 프로팀인 안지 마하치칼라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히딩크 감독은 28일(한국시각) 네덜란드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안지에 왔을 때 오래 머무를 생각이 없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 안지는 감독으로 있는 마지막 구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아직 무엇을 할지는 정하지 못했다. 유소년이나 코치들을 지도할 수도 있고, 축구 선수들의 인생 설계를 도와줄 수도 있다. 은퇴한다고 해서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안지는 유로파리그에서 32강 진출에 성공했다. 러시아 프리미어리그에선 CSKA 모스크바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2013~2014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이별을 선택했다. 올시즌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26년간의 환희가 마감된다. 네덜란드 출신인 그는 1987년 PSV 에인트호번의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1988년 트레블(유럽챔피언스리그, 정규리그, FA컵 동시 우승)을 달성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히딩크 마법'이 시작됐다. 터키 페네르바체, 스페인 발레시아를 거친 그는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네덜란드대표팀을 이끌고 4강에 올랐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1998~1999년), 레알 베티스(2000년)를 경유해 그가 선택한 팀은 한국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축구 변방인 아시아의 한국에 기적을 선물했다. 4강행을 이끌었다.

이후 PSV로 다시 돌아간 그는 2006년 독일월드컵에선 호주대표팀 감독을 겸임했다. 호주를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올려놓은 히딩크 감독은 본선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의 그림을 그렸다. 도전은 계속됐다. 무대를 러시아대표팀으로 옮겼고, 유로 2008에서 강호의 벽을 뚫고 4강 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2009년에는 러시아를 이끄는 도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지휘봉을 잡아 FA컵 우승을 선사했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2010년 터키 축구의 수장이 됐지만 유로 2012 예선에서 탈락했다.

안지는 마지막 도전이었고, 그는 유종의 미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성공과 좌절은 사령탑의 숙명이다. 히딩크 감독이 그린 역사는 마법이었다. 그는 세계 최고의 명장으로 역사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