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체 가구중 1인 가구의 차지 비율은 25%에 달한다. 이들의 연간 소비지출액은 50조원. 2인 이상 가구의 1인당 소비지출액을 앞지르고 있다. 기업들은 불황 속 주요 소비군으로 급부상중인 '싱글슈머(single+consumer)' 사로잡기에 한창이다.
그래서일까. 식·유통업계는 시간에 쫓기고 자신의 안락한 삶에 적극 투자하는 '싱글족'의 소비성향에 맞춘 '3S' '싱글푸드 절대법칙'에 따라 작고(Small) 간편하고(Simple) 빠른 시간(Speedy) 내에 식사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 식제품 및 싱글족 전용 식재료 쇼핑 코너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CJ 제일제당 찌개 양념 브랜드 '백설 다담'은 1인 가구 시장을 겨냥한 소용량 파우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백설 다담'은 갖은 양념이 모두 들어있는 파우치 하나만으로 간편하게 한식 찌개 본연의 맛을 살릴 수 있는 제품으로 다담을 물에 풀어 부재료 몇 가지만 더하면 완성되는 식이다.
3~4인용 파우치 제품만을 선보였지만 최근 가장 많이 판매되는 부대찌개양념, 바지락순두부찌개양념, 냉이된장찌개양념, 쇠고기우렁강된장비빔양념 등 4종 외에 1~2인용 파우치 찌개양념 제품을 추가로 내놓았다.
계량컵 없이도 물 용량을 맞출 수 있도록 파우치에 물 붓는 선을 표기하거나 찌개양념과 어울리는 음식, 레시피 등을 소개하는 등 싱글이나 젊은 워킹맘과 같이 요리에 서툰 소비자들을 고려했다.
기존에 용기 제품이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했다면 최근엔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파우치 제품이 연평균 30%씩 성장하며 용기 제품의 매출 비중을 넘어섰다.
'다시다 육수명가'는 1분간 물에 넣고 끓여서 손쉽게 육수를 낼 수 있는 가정식 육수 제품을 출시했다. 다량의 사골, 쇠고기, 채소 등 엄선된 원료를 5시간 이상 끓여 맛을 낸 육수를 고스란히 젤 형태로 농축시킨 것. 장시간 국물을 우려내야 하는 어려움을 해결해준다.
1회 분량씩 낱개로 포장돼 사용과 보관이 편리한 것이 장점이다. 요리에 시간을 투자할 수 없지만 건강하고 깊은 맛을 원하는 1인 가구 소비자들에게 적합하다.
여럿이 밖에서만 먹을 수 있는 외식 메뉴를 특별한 조리 없이 집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 '프레시안 by VIPS' 빕스 스타일의 가정 간편식 제품도 출시됐다. 특히 마르게리타 피자와 베이컨&포테이토피자 같은 경우 일반 피자전문점의 피자가 대부분 혼자 먹기에 부담스러운 양이라는 점에 착안해 피자를 한 조각씩 개별 포장했다.
이밖에 동서식품은 소비자의 다양한 음용 습관을 고려해 소비자 개개인이 원하는 용량으로 제대로 된 원두커피의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한 '카누 미니'를 출시했다. 사이즈는 줄어들었지만 기존 카누 제품이 가지고 있는 브랜드 콘셉트와 제품 품질은 동일하다.
유통업계는 다품종 소량 판매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내놓아 1인 가구 소비자들의 물가 부담을 덜어줄 싱글족 전용 쇼핑 코너를 마련해 운영 중이다.
이마트는 싱글족을 겨냥한 당근, 양파, 마늘, 대파 등 필수 야채 10여가지를 990원에 판매하는 '990 야채'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990 야채'는 기존 야채 포장에서 중량을 3분의 1가량 줄인 소포장 야채를 판매한다. 이 코너는 전체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며 소량의 식재료를 필요로 하는 1인 가구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럭셔리한 싱글족을 위해 갤러리아의 프리미엄 식품관 고메이 494는 '바이스몰' 코너를 운영, 소용량 계약 재배 쌀을 비롯해 잼, 소스, 와인 등 40개 품목을 소량 판매한다. 또 '컷앤베이크' 코너에서는 싱글족을 위해 손질된 소량의 농산물 상품을 모음 진열, 판매하고 있다.
농산물 손질을 번거로워하는 싱글족을 위해 고객이 구매한 농산물을 무료로 세척하여 손질해주며 고구마와 감자 등의 간식채소를 즉석에서 굽거나 쪄서 판매하는 서비스도 함께 진행 중이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