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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서 최해민 "모두 F1 바라볼때 인디카를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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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있어도 꿈을 포기할 수는 없다."

대한민국 최초로 인디카 드라이버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운 최해민(28)의 야심찬 포부다.

최해민은 올 시즌 미국의 포뮬러 레이스인 'US F2000(배기량 2,000cc)'에 참가하면서 국내 모터스포츠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가 바로 인디카라는 새로운 장르를 소개하기 이전까지 일부 모터스포츠 마니아들만의 전유물로 여겨졌을 정도로 국내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분야였다.

최해민은 1999년 15세의 나이로 카트에 입문해 2000년부터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2002년에는 포뮬러1800 클래스에 데뷔해 2005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06년에는 CJ챔피언십 최고 종목인 GT1에서도 챔피언십을 획득했다.

2007년에는 국내 드라이버로는 최초로 미국 레이스인 스타 마쓰타 챔피언십에 출전했다. 이후 국내 활동을 거쳐 올해는 '로드 투 인디' 프로그램의 일환인 'US F2000'에서 활약했다.

인디카는 세계 포뮬러 레이스의 양대 축이다. 유럽과 미국을 포함한 북미가 독자적으로 모터스포츠의 문화를 싹틔우면서 F1 GP는 유럽을 대표하고, 인디카는 북미의 패주로 자리를 잡고 있다.

30여년의 국내 모터스포츠는 유럽의 영향을 받은 일본식 자동차경주를 유입하면서 자연스럽게 북미 레이스를 홀대 아닌 홀대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 영향은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어서 국내 거의 대부분(사실 100%라고 해도)의 꿈나무 드라이버가 F1 GP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가 F1 GP를 지향할 때 최해민은 상대적으로 인기(?)가 없는 인디카를 향해 '로드 투 인디'의 '스타 마쓰다'와 'US F2000'을 소화하면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그에게는 '인디 라이츠'라는 관문을 지나면 마침내 염원하던 '인디카'의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 길이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최해민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다음은 모터스포츠를 향한 최해민과의 일문일답.

Q: F1 GP를 목표로 한 드라이버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은?

A: F1 그랑프리는 세계 모터스포츠의 최고봉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당연히 레이스에 입문하고 활동하면서도 목표 역시 F1 드라이버가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판단을 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각종 매스컴에 보도된 내용들을 보면 F1에 입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금이 드는 지 알 수 있어서다.

현실적으로 이를 투자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능력도 부족했고 또한 국내 유수의 기업들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부분이 아니라고 여겼다. 꿈을 접어야 하나하는 생각에 혼란스럽기도 했지만 시야를 넓히자 북미 레이스가 들어왔다. 인디 라이츠와 인디카 진출은 자력으로 힘들어도 하위 카테고리에서는 해볼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때부터 관심을 갖고 진출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Q: 북미 모터스포츠의 매력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A: 북미 레이스도 일반인들이 감당하기에는 쉽지 않은 자금을 투자해야 하지만 F1을 목표로 하위 카테고리 이를테면 F3에 비해 1/10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다 경주차의 성능과 팀의 운영 능력이 승부를 결정하는 유럽 포뮬러 레이스보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물론 레이스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팀이 우승을 다툴 수 있는 개연성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드라이버의 테크닉이 북미 레이스에서는 더 큰 영향을 끼친다. 바로 이것이 북미 레이스의 매력이다.

Q: 2007년에 스타 마쓰다에서 활약을 했었는데 왜 그보다 낮은 단계인 USF2000인가?

A: 2007년 당시 미국에 진출했을 때는 '로드 투 인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또한 북미 레이스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거의 없어 스타 마쓰다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USF2000에 출전한 것은 로드 투 인디 스칼라십 프로그램을 활용해 볼 생각으로 참여하게 되었다.

Q: USF2000 클래스에 출전하면서 성적은?

A: 시즌 참가가 촉박하게 결정되어 엔터테인먼트를 맡아 줄 팀을 분석 할 시간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면서 나이트 비포어 500 대회에서는 예선 6위를 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당시 이 경기에서는 포디엄 피니시를 목표로 했는데 결선에서 9중 추돌 사고의 여파에 휩쓸려 아쉽게 리타이어 했다. 또한 로드 아메리카 레이스에서는 예선 순위가 바닥이었지만 결선에서 각각 16대와 11대를 추월하는 등 나름대로 적응했다고 평가한다.

Q: 시즌이 끝났는데 아쉬웠던 점은?

A: 치밀하게 준비를 했으면 훨씬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하지만 복합적인 사정(스폰서 등)으로 급하게 진행되다보니 경기를 할 때마다 아쉬운 게 한 두 가지가 아니었다. 이런 부분들이 시즌 결과로 그대로 도출된 것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Q: 내년 시즌은 인디카의 바로 전단계인 '인디 라이츠'에 참가할 계획으로 알고 있는데?

A: 인디 라이츠는 인디카로 진출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보면 된다. 경주차의 성능은 430마력, 최고속력 310km/h이다. 경기는 10회 이상 인디카와 같은 경기장에서 서포트 레이스로 개최된다. 인디 라이츠를 무난하게 통과하면 인디레이싱리그(IRL)가 들어오게 되고 국내 최초 인디 드라이버가 된다.

Q: 인디카 시리즈를 간단하게 소개하면?

A: 앞서 말했듯 인디카 레이스는 북미를 대표하는 포뮬러경주로 혼다와 쉐보레, 로터스의 2.2L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시속은 354km에 달한다. 평균 15경기를 오벌과 시가지 코스에서 소화하면서 140만 명 이상의 관중을 끌어 모으는 등 흥행성도 뛰어나다. 가장 유명한 경기가 바로 '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이다. 지난해까지는 일본에서 레이스를 펼쳤고 올해는 중국의 칭따오에서 대회를 열기로 했으나 무산됐지만 꾸준히 국제화를 시도하고 있다. F1에서 활약했던 루벤스 바리첼로와 타쿠마 사토 등도 운전대를 잡고 있다.

Q: 모터스포츠는 비용이 곧 성적이라는 말이 있다. 자금 조달 계획은?

A: 스타 마쓰다와 USF2000에 참가할 때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았다. 하지만 인디 라이츠는 개인이 투자하기에는 벅찰 정도로 많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의 활동자료를 토대로 스폰서십 제안서를 만들었고 이를 통해 관련 기업과 접촉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기업의 반응은 어떤가?

A: F1 그랑프리는 올해까지 3회 대회를 치르면서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북미 레이스에 대한 인지도는 여전히 낮다는 것을 접하게 된다. 그럼에도 북미시장에 진출해 있거나 진출 예정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꾸준하게 레이스를 알리고 있어 차츰 호의적으로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북미와 국내의 모터스포츠 문화에 대한 차이는?

A: 국내에서 활동할 때는 사실 드라이빙에만 신경을 쓰면 됐다. 하지만 북미 무대에서는 첫 미팅부터 마케팅을 강조한다. 그만큼 자신을 어필할 수 있어야 꾸준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고 그렇게 경험을 쌓다보면 상위 클래스로 진출할 수 있어서다. 사실 그전까지 드라이버는 레이스만 잘하면 되는 것으로 알았지만 무엇보다 '비용'이 우선한다는 것을 알았다.

Q: 마지막으로 외국 무대를 노크하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A: 외국에서 레이스를 한다는 것은 문화와 언어 등 국내와는 전혀 다르기에 쉽지 않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즉 자신이 출전하려는 경기에 대한 사전지식을 충분하게 습득하는 것은 물론 팀 선택 그리고 자금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 이밖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파악해서 해결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최해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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