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가 또다시 전남 드래곤즈 홈구장인 광양전용구장을 찾았다.
지난달 21일 전남-인천전 때 광양을 찾았던 이천수는 24일 K-리그 42라운드 전남-성남전 직전 광양전용구장 출입구에 서서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팬들에게 사죄를 했다. 이천수는 이날 경기에 광양지역 아동센터 어린이 60여명을 초대해, 함께 관전했다. 지난 4주간 주1회 오전 오후 이 센터를 방문해 아이들과 함께 공을 찼다. 축구교실을 통한 재능기부다. 다문화가정, 소년소녀가장, 어려운 환경에 처한 아동들이 방과후 공부하고 운동하는 이 센터에서 이천수는 축구선생님을 자청했다. '언론플레이' '일회성 사과'라는 전남 구단과 팬들의 싸늘한 시선에 오랜시간에 걸쳐 진정성 있는 노력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4주 재능기부의 마지막날, 제자들과 함께 축구장을 찾았다. 아이들은 하프타임 이천수 선생님 주변을 빙빙 에워싸고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느라 바빴다. 마지막 수업, 이천수의 휴대폰 번호를 받아들고 어린이들은 환호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 이천수는 "얘들아 이제 축구 봐야지"라며 아이들을 자리에 앉혔다. 한달간 함께하며 정든 이천수 선생님과 아이들은 1년에 두번씩 만나자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이천수는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는 정중히 사절했다. 그간의 언론 인터뷰가 오히려 전남과의 소통에 독으로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전남구단을 향해 자신의 진심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이천수는 지난 2009년 전남에서 중동 이적 파문으로 코칭스태프와 갈등을 빚었고, 전남으로부터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이천수는 K-리그 복귀를 열망하고 있다. 언론, 구단 게시판 등을 통해 사죄의 뜻을 표했지만 상처와 배신감이 워낙 컸다. 전남과 전남 팬들의 마음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광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