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이다.
FC서울이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우승 팀으로 등극했다.
서울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K-리그 41라운드에서 전반 36분 정조국의 결승골에 힘입어 1대0으로 신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서울은 27승9무5패(승점 90)를 기록했다. 같은 날 울산과 3대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2위 전북(22승12무7패·승점 78)과의 승점차를 12점차로 벌렸다. 서울은 남은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자력 우승을 차지했다.
다섯 번째 별을 달게됐다. 서울은 1985년과 1990년 럭키금성 시절 수퍼리그와 프로축구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LG치타스 시절이던 2000년에는 K-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우승을 하기까지 10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2010년 제주를 물리치고 K-리그 정상에 섰다. 그리고 2년 뒤 서울은 또 한 번의 우승 환희를 맛봤다.
이날 "(우승이) 쉽지 않을 것 같다"던 최용수 서울 감독이었다. 제주전을 앞둔 최 서울 감독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살짝 묻어났다. 최 감독은 "긴장은 크게 되지 않는다"면서도 "잠은 푹 잤는데 몇 시간 못 잔 것 같다"고 고백했다.
서울-제주전은 오후 8시에 열렸다. 우승 향방에 영향을 미칠 전북-울산전은 한 시간 일찍 킥오프됐다. 인터뷰 도중 울산의 선제골 소식을 접한 최 감독은 가벼운 미소를 띄웠다. 2위 전북이 패할 경우 서울은 지더라도 K-리그 정상에 설 수 있었다. 3분 뒤 곧바로 전북의 동점골 소식을 들려오자 최 감독은 "경기 상황을 그만 알려주라"며 속이 타들어가는 마음을 에둘러 표했다. 그러면서 최 감독은 "타팀의 경기 결과를 알고 경기를 하는 것은 일장일단이 있다. 중요한 것은 자력으로 우승해야 개운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챔피언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능동적이고 역할 분담이 잘 돼 있다"고 칭찬했다.
최 감독의 말대로 서울 선수들은 전문적으로 분업화된 축구를 펼쳤다. 최전방 투톱에 데얀과 정조국이 활발하게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골문을 노렸다. 양쪽 측면에선 몰리나와 에스쿠데로가 문전으로 크로스를 배달했다. 중원에선 하대성과 아디가 안정된 공수조율을 보여줬다. 하대성과 허리에서 호흡을 맞추던 고명진은 장염으로 결장했다. 김치우-김주영-김진규-고요한으로 구성된 포백 수비라인은 물샐 틈 없는 수비를 과시했다.
우승 축포는 전반 36분 터졌다. 문전에서 데얀의 헤딩이 골 포스트에 맞고 튕겨 나오자 정조국이 밀어 넣었다. 서울은 볼 점유율을 높이며 제주를 계속해서 몰아붙였다. 제주는 전반 31분 서동현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골키퍼 맞고 나온 볼을 오른발 발리 슛을 날렸지만 아쉽게 크로스바 맞고 튕겨 나왔다.
서울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에스쿠데로를 최효진으로 바꿨다. 후반 22분에는 정조국을 최현태로 교체했다. 서울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이렇다 할 득점 찬스를 잡지 못했다. 그러나 공격에는 날카로움이 숨어 있었다. 후반 38분 제주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잡은 몰리나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서울은 마지막까지 추가골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 종료 직전 최효진의 헤딩 슛이 크로스바에 맞고 튕겨 나갔다. 이날 서울은 한 골 밖에 얻지 못했지만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다. FC서울 우승 원동력을 제대로 보여준 한 판이었다.
상암=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