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주장을 다시 하라고 한다면 거부하겠다."
21일 FC서울의 K-리그 자력 우승을 이끈 주장 하대성의 푸념이다. 생애 처음으로, 그것도 '명문구단' FC서울의 주장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중심을 잡은 부담이 컸나보다.
하대성은 "올해 힘들었다. 우리 팀에는 고참도 많고 후배들도 많다. 중간에서 애매모호한 역할을 많이 했다. 큰 소리를 칠수도, 안 칠수도 없었다. 욕할 땐 욕해야 한다. 선배들에게도 지적을 해줬다. 주장의 역할을 보여줘야 했다. 형들이 많이 도와줬다"고 밝혔다. 이어 "주장이 적성에 맞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내년에 다시 주장을 하라고 하면 거부하겠다"라고 폭탄 발언을 했다.
하대성이 본 최용수 서울 감독의 리더십은 한 마디로 '자신감'이었다. 하대성은 "감독님의 가장 큰 장점은 자신감이다. 자신감이 경기장에서 나타난다. 감독님도 첫 해 운이 좋으신 것 같다. 감독님이 주장으로 뽑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선수들은 경기 전과 전반이 끝난 뒤 한 시간 일찍 킥오프된 전북-울산전의 소식을 들었다. 하대성은 "경기 전에는 '마지막 경기를 하겠다', '우승을 확정짓고 끝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전반 끝나고 전북과 울산이 3대3으로 끝났다는 것을 들었지만, 우리 경기를 끝까지 했던 것이 마무리 잘 지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대성은 K-리그 우승보다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더 큰 목표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해서 경기를 뛰는 것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만 올해는 시즌이 끝났으니 쉬고 싶다. 정신적으로도 쉬고 싶다"고 했다.
아쉬운 점에 대해서는 "수원을 언급하긴 싫다. 4경기 붙어서 승리못해 아쉽다. 축구를 할 날이 많이 남았지만 내년부터 복수를 하면 된다. 이번 주말 전북전도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의 마음이 풀어져서 준비가 잘 될 진 모르겠지만 멋있게 마무리하고 싶다"고 전했다.
상암=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