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FA 투수 구로다 히로키가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와 재계약했다.
ESPN은 21일(한국시각) '구로다와 뉴욕 양키스가 1년간 1500만달러의 계약에 합의했으며, 100만달러 정도의 인센티브가 추가로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구로다는 이번에 FA 자격을 얻을 당시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을 경우 반드시 양키스와 재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구로다가 양키스에 잔류하면서 그에게 높은 관심을 보였던 LA 다저스와 LA 에인절스는 다른 투수들에게 눈길을 돌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 구로다는 스토브리그가 시작되기 전 캘리포니아 남부, 즉 LA에서 뛰고 싶다는 말을 공공연히 해왔다. 올해 양키스에서 뛰기 전 4년 동안 다저스에서 활약한 구로다는 두 딸이 현재 LA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시즌 양키스에서 16승11패, 평균자책점 3.32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자 결국 양키스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구로다의 양키스 잔류는 다저스와 입단 협상을 벌이고 있는 류현진의 입지와도 관련이 있다. 다저스가 만일 구로다를 데려왔다면 류현진은 몸값 뿐만 아니라 선발 경쟁에서도 유리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어쨌든 다저스로서는 류현진과의 계약에 더욱 신중을 기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하지만 구로다를 놓친 다저스는 여전히 FA 시장에서 수준급 선발투수 한 명을 데려온다는 계획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다저스는 현재 자크 그레인키, 애니발 산체스, 라이언 뎀스터 등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이 가운데 누군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된다면 류현진의 선발 순서는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3선발급 기량을 지녔다고 말했지만, 다저스 내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5명의 선발진에 포함될 수 있다.
에이스인 클레이튼 커셔를 비롯해 크리스 카푸아노, 조시 베켓, 애런 하랑, 채드 빌링슬리, 테드 릴리 등 기존 선발투수들 뿐만 아니라 스테펜 피페, 크리스 위드로, 존 엘리 등 유망주들도 류현진의 경쟁 상대다. 하랑 또는 카푸아노가 트레이드된다 하더라도 경쟁이 쉬워지는 것은 아니다. 류현진으로서는 다저스 입단이 확정될 경우 5명으로 이뤄질 선발진 합류를 첫 번째 목표로 삼아야 하는 상황이다.
참고로 올해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텍사스 다르빗슈는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고, 보스턴의 마쓰자카는 지난 2007년 메이저리그 데뷔 당시 3선발이었다.
구로다가 양키스에 잔류하는 등 류현진의 다저스 입단 환경이 시시각각 변하면서 흥미가 배가되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