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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의 30골' 돌파 데얀, K-리그의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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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불허전, FC서울 간판 스트라이커 데얀(31)은 진정한 '골신'이었다. 새로운 역사를 쓰며 지존으로 우뚝 섰다. '마의 30골'도 돌파했다.

데얀이 김도훈(성남 코치)이 보유한 K-리그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그는 18일 창원축구센터에서 벌어진 2012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40라운드 경남과의 원정경기에서 두 골을 쓸어담았다. 몰리나의 스루패스를 받아 김병지와의 1대1 찬스에서 오른발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든 그는 11분 뒤에는 정조국이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했다. 데얀은 사흘 전인 15일 울산전에서 28호골을 작렬시키며 최다골과 타이를 이뤘다. 한 경기 만에 타이 기록을 허물었다. 시즌 29, 30호골을 기록했다.

김도훈은 40경기에서 28골(경기당 평균 0.70골)을 터트렸다. 당시 정규리그는 단일리그로 팀당 44경기(3라운드)를 치른 후 플레이오프 없이 우승팀과 정규리그 득점왕을 가렸다. 올해 환경이 똑같아졌다. 포스트시즌이 사라졌다. 팀당 44경기씩을 치른 후 우승팀이 결정된다. 개인 기록도 마찬가지다. 데얀은 39경기에서 30골을 뽑았다. 경기당 평균 0.77골을 터트렸다.

K-리그는 몬테네그로 출신인 데얀의 세상이다. 올시즌 기록의 향연이다. 그는 5월 최단기간인 173경기 만에 100호골을 통과했다. 기존 김도훈의 220경기 기록을 무려 47경기나 앞당겼다. 부산, 수원, 성남에서 뛴 샤샤(104골)가 보유한 외국인 최다골 신기록도 달성했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현재 121호골을 기록하고 있다. K-리그 통산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골도 이미 갈아치웠다. 2003년 27골을 터트린 마그노(당시 전북), 도도(당시 울산)를 넘어섰다. 데얀의 30골 중 페널티킥 골은 4골에 불과하다. 오른발로 23골, 헤딩으로 6골, 왼발로 1골을 기록했다. 이제 하나의 역사만 남았다. 이동국(전북)이 17일 포항전에서 2골을 터트리며 24골을 기록, 데얀을 쫓고 있다. 데얀이 남은 4경기에서 이동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득점왕에 오르면 K-리그 사상 첫 2년 연속 득점왕을 달성하게 된다.

이견이 없다. 그는 K-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스트라이커다. 프로 중의 프로였다. 데얀은 "30호골을 기록해 정말 기쁘다. 동료들이 아니었으면 이곳까지 올 수 없었다. 모든 분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며 활짝 웃었다.

K-리그 MVP(최우수선수)에도 한 발짝 다가섰다. 서울은 남은 4경기에서 1승만 거두면 정상을 밟는다. 데얀은 강력한 MVP 후보다. 외국인 선수가 MVP가 되면 2004년 수원 나드손(브라질), 2007년 포항 따바레즈(브라질)에 이어 세 번째다. 2010년 우승한 서울은 아디를 후보로 내세웠지만 당시 제주의 준우승을 견인한 김은중(현 강원)에게 밀렸다. 데얀은 "욕심은 나지만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K-리그에는 MVP를 수상할 자격이 있는 선수가 많다. 또 항상 외국인 선수의 경우 MVP에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남은 4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팀의 우승을 확정지은 후 개인 기록을 향해 달려갈 것"이라며 "팀이 우승하고 개인 타이틀 수상자도 모두 서울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피부색을 떠나 그는 K-리그의 롤모델이다. 데얀은 "K-리그는 매우 힘든 무대다. 프로 의식을 갖고 절대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 경기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경기 절정의 컨디션과 정신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얀은 3월 4일 대구와의 개막전(1대1 무)에서 '태업 논란'에 휘말렸다. 이적을 둘러싸고 대립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전반 22분 그를 교체했다. 그는 6일 뒤 전남전(2대0 승)에서 마수걸이 골을 신고하며 논란을 잠재웠다. 그리고 골역사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데얀은 올시즌 K-리그의 시작과 끝이었다. 창원=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