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덕분에 우승했어요."
'챔피언결정전 MVP' 이승환(인천코레일)이 특별한 징크스를 소개했다. 이승환은 1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고양국민은행과의 2012년 신한은행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뜨리며 팀의 3대2 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는 이 활약을 바탕으로 MVP에 선정됐다. 이승환은 "세살짜리 딸아이가 있다. 경기 전에 딸이 유난히 대변을 많이 보면 좋은 일이 생기더라. 그래서 일부러 요거트를 먹일때도 있다. 어제 엄청 대변을 많이 봤다는 얘기를 듣고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두골이나 넣었다"며 웃었다.
사실 이승환은 골과 인연이 있는 선수가 아니다. 지난 시즌과 올시즌 정규시즌서 각각 1골만 넣었다. 그러나 이번 포스트시즌 들어 울산현대미포조선과의 플레이오프, 고양국민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알토란 같은 골을 넣었다. 그는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특히 챔피언을 결정지은 프리킥에 대해서는 "키만 넘기자고 했는데 들어갔다"고 했다.
이승환은 팀의 주장이다. 15일간 5경기를 치르며 체력적 한계를 느낀 팀원들을 잘 다독이며 챔피언까지 이끌었다. 그는 "감독님도 우리 힘든 것을 알고 계셨다. 그래서 정신이 육체를 이긴다는 말을 많이 하셨다. 나도 이말을 새기고 선수들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했다"고 했다. 그에게 이번 우승이 특별한 이유가 또 있다. 지금까지 세차례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우승해서 기쁘긴 하지만 오늘이 제일 힘들었다"며 웃었다.
2부리그 탄생으로 프로에 대한 욕심이 있을법도 하지만 그는 인천코레일에 대한 애정을 강조했다. 이승환은 "프로에서 뛰고 싶다는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내년이면 30세다. 이제 선수보다는 제2의 인생을 준비할때다. 이 팀에서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승환은 "항상 부족하고 표현 못해서 미안하다. 원정으로 떠나 있을때가 많은데 혼자서 딸 키운 아내에게 고맙다. 우리 딸도 대변 많이 봐서 고맙다"고 웃었다.
고양=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