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공격의 두 축인 데얀(31·몬테네그로)과 몰리나(32·콜롬비아), '데몰리션'은 어느덧 K-리그의 최고 '히트어'가 됐다.
'골신' 데얀은 골로, '도움의 제왕' 몰리나는 도움으로 30년 K-리그 역사를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다. 15일은 '기록 잔치 날'이었다. 데얀은 28호골을 드디어 찍었다. 2003년 김도훈이 세운 K-리그 한 시즌 통산 최다골(28골)과 타이를 이뤘다. 외국인 골역사도 새롭게 작성했다. 그는 이미 부산, 수원, 성남에서 뛴 샤샤(104골)가 보유한 외국인 최다골을 넘어섰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현재 119호골을 기록하고 있다. K-리그 통산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골마저 갈아치웠다. 2003년 27골을 터트린 마그노(당시 전북), 도도(당시 울산)를 눌렀다.
몰리나는 이날 어시스트 1개를 추가하며 17도움을 기록, K-리그 통산 한 시즌 최다 도움 기록을 달성했다. 1996년 포항의 라데가 세운 16개의 기록을 16년 만에 재작성했다. 또 최단 기간(116경기) 40(득점)-40(도움) 클럽에 가입했다. 종전 에닝요(전북)의 135경기 기록을 19경기나 앞당겼다.
이구동성으로 기록 달성은 든든한 동료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기록보다는 팀의 우승이 먼저라고 했다. 프로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데얀과 몰리나는 K-리그의 주연 중 주연으로 우뚝섰다. 우승이 목전인 서울의 선두 질주는 둘의 막강 화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럼 데얀과 몰리나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올시즌 K-리그는 5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데얀은 한 골을 더 추가해야 최다골 기록을 새롭게 작성한다다. 올시즌 그는 38경기에서 28골을 터트렸다. 경기당 평균 0.74골을 기록했다. 현재의 페이스만 유지하면 3.7골을 더 터트릴 수 있다. '마의 30호골'을 돌파할 수 있다. 데얀은 "더 큰 역사를 쓰고 싶다"며 웃었다.
몰리나는 전대미문인 한 시즌 20(골)-20(도움)에 도전장을 냈다. 그는 17개의 도움 뿐 아니라 득점 부문에서도 17골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득점과 도움을 함께 기록하기는 쉽지 않다. 욕심을 반반씩 가져가고 있는데 포인트 머신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몰리나의 경기당 평균 득점-도움은 0.46이다. 산술적으로는 20-20클럽 가입은 쉽지 않다. 그러나 몰아치기는 또 다른 변수다. 그는 올시즌 10차례나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27일 강원전(6대3승)에서는 해트트릭 골과 도움(3골-3도움)을 동시에 달성하는 진기록을 세운 바 있다. 몰리나는 "기록은 깨지기 위해 존재한다. 기록은 새롭게 쓰는 데 의미가 있다. 20-20에 욕심이 난다"며 웃었다.
최 감독은 데얀과 몰리나를 향해 "남은 기간 더 많은 골과 도움으로 경쟁 선수들이 따라오지 못할 기록을 남겨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힘을 보탰다. K-리그는 데얀과 몰리나의 천하다. 한계 또한 알 수 없다.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