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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윤요섭, ‘굴러온 돌’에서 주전 포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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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NC의 특별 지명 결과 LG에서는 포수 김태군이 NC로 이적하게 되었습니다. 내년 시즌 LG는 윤요섭과 조윤준을 중심으로 안방을 지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2012 시즌 1군에서 윤요섭이 75경기, 조윤준이 54경기를 치렀음을 감안하면 내년 시즌 주전 포수의 가능성이 높은 것은 윤요섭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윤요섭이 SK에서 LG로 트레이드되었던 2010년만 해도 포수로서 전혀 인정받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SK에는 박경완과 정상호가 있었으며 LG로 이적한 뒤에는 조인성과 김태군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윤요섭은 SK 시절에는 대타로 주로 활용되었으며 LG 이적 후에도 대타와 더불어 상대의 좌완 선발 투수를 겨냥한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일이 거의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윤요섭을 둘러싼 환경은 2011년 말부터 급변하기 시작했습니다. LG 유니폼을 입고 14시즌을 뛰었던 조인성이 FA 자격으로 SK에 이적한 것입니다. 취임 직후 주전 포수를 잃은 김기태 감독은 프로 4년차 김태군과 삼성에서 방출된 뒤 LG에서 현역 생활을 연장한 베테랑 심광호에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두 명의 포수 모두 타격은 물론이고 장점이 될 것이라 믿었던 수비에서도 약점이 드러났습니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시범 경기에서 도루 저지에 강한 모습을 보인 2년차 유강남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LG의 4강행 가능성이 희박해진 여름 이후 김기태 감독은 윤요섭을 포수로 기용하는 모험수를 던졌습니다. 기존의 LG 포수들에 비해 타격 능력이 월등한데다 무엇보다 윤요섭 본인이 포수로 뛰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를 보였기 때문입니다. 김기태 감독은 윤요섭의 의사를 수용했습니다. 만 30세의 늦깎이 포수가 1군 무대에서 블로킹과 송구 등에 약점을 드러낸 것은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윤요섭은 특유의 성실성으로 우려했던 것보다 빠르게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후반기 윤요섭은 포수로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경쟁자들보다 앞서가기 시작했습니다. 0.409의 준수한 도루저지율도 기록했습니다.

김태군마저 LG를 떠나면서 윤요섭은 현재까지 내년 시즌 LG의 주전 포수로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되었습니다.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 것입니다. LG가 트레이드 등을 통해 포수를 영입하지 않는 이상 윤요섭은 조윤준과 주전 포수를 놓고 경쟁을 벌이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작년 이맘 때 조인성의 SK 이적 이후 주전 포수가 유력하던 김태군이 주전을 꿰차지 못하고 1년 만에 이적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윤요섭이 주전 포수로서 정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포수로서 능력을 키워야 하는 것은 물론 올 시즌 실종된 장타력도 되찾아야 합니다. LG에 희귀한 우타자라는 점에서 윤요섭의 장타력은 더욱 필요합니다. 윤요섭이 올 겨울 많은 땀을 흘려 주전 포수 자리를 꿰찰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