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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차두리, 동반 부상에 울고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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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듀오' 기성용(23·잉글랜드 스완지시티)과 차두리(32·독일 뒤셀도르프). 둘은 지난 2년간 가족처럼 지냈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셀틱에서 2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훈련이 끝나면 함께 밥을 먹고 쉬는 날에는 같이 TV를 보고 게임을 즐겼다. 한날 한시에 동반골을 터트리는 기쁨도 맛봤다. 둘은 서로에게 해외 생활의 외로움을 잠시 잊게 해준 친구이자 가족이었다.

지난 6월 차두리가 먼저 독일 무대로 떠나면서 '기-차 듀오'는 탈선했다. 서로를 향한 응원으로 이별의 아픔은 달랬다. 기성용은 차두리에게 "두리형, 2년 동안 형 때문에 즐겁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독일에서 항상 다치지 말고 화이팅합시다"며 응원을 보냈다. 차두리 역시 "성용이와 정이 많이 들어 식구같다. 떨어지게 됐지만 내가 없이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다"며 그의 독립(?)을 응원했다.

이별 후 5개월. 둘은 잉글랜드와 독일에서 똑같이 아픔을 공유하게 됐다. '형' 차두리가 먼저 쓰러졌다. 차두리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호펜하임과의 독일 분데스리가 11라운드 경기를 하루 앞두고 훈련을 하다 오른쪽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이 올라왔다. 올시즌 초반 개인사로 휴가를 다녀오며 출발이 늦었던 차두리다. 3주간의 휴가를 끝내고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측면 공격수로 변신해 선발 출전 1차례, 교체출전 5차례 등 조커로 팀에 힘을 보탰다.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던 찰나에 찾아온 불의의 부상이었다.

하루 뒤, '동생' 기성용이 쓰러졌다. 기성용은 11일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 사우스햄턴전에서 경기 종료 직적 태클을 시도하다 왼쪽 햄스트링에 무리가 왔다. 고통 속에서도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기까지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는 10일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몸은 아팠다. 그러나 서로의 부상 소식을 듣게 된 '기-차 듀오'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기성용과 차두리의 에이전트인 C2글로벌의 추연구 이사는 "두리와 얘기를 하면서 한참 웃었다. 어떻게 둘이 동시에 같은 부위를 다치냐고 했다. 내가 '둘이 진짜 커플이냐?'라고 묻자 웃더라"고 답했다.

심각한 부상이 아닌 것이 불행 중 다행이다. 추 이사는 "두리는 치료를 마치고 15일부터 팀 훈련을 시작했다. 이번주 경기에는 나설 수 없지만 다음주 경기 출전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완지시티 역시 기성용의 부상이 경미함을 알렸다. 미카엘 라우드럽 스완지시티 감독은 "7~10일 정도 결장이 예상된다. 심각한 부상이 아니라 다행"이라면서도 17일 자정에 열릴 뉴캐슬전 결장 소식을 전했다. '기-차 듀오'의 복귀시점도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차두리는 24일 함부르크전을, 기성용은 25일 리버풀전 복귀를 노리고 있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