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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전우치', 영화 '전우치'와 가장 큰 차이는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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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소설 '전우치'가 영화에 이어 드라마로도 등장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후속으로 방송하는 KBS2 새 수목극 '전우치'는 고전소설 '전우치전'을 토대로 로맨스 액션 코믹스토리가 버무려진 퓨전 판타지 무협사극이다. 특히 이전 영화 '전우치'와 같은 제목으로 등장한 드라마가 어떤 재미를 선사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우치' 차태현 VS 강동원

영화 '전우치'와 드라마 '전우치'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타이틀롤 전우치 역의 차태현과 강동원이다. 이들의 캐스팅은 드라마와 영화가 내용면에서도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보여주는 척도다. 영화에서 전우치는 전형적인 '멋있는' 슈퍼히어로의 유형이었다. 할리우드 캐릭터로 치면 '아이언맨'에 가깝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 게다가 자신감에 넘치는 스타일이 여심을 흔드는 인물이다.

반면 드라마 속 전우치는 평상시에는 장난기와 자만이 가득하고 허술한 척 느물거리며 돈과 내기, 여자까지 밝히는 상망나니다. 하지만 아픔을 간직한 슈퍼히어로다. 아버지와 다름 없었던 스승을 죽이고 도사의 도력을 훔쳐 달아난 강림(이희준)에게 복수하기 위해 치밀하게 계산된 행동을 하는 것. 할리우드 캐릭터로 치면 삼촌의 죽음으로 인해 슈퍼히어로에 나서는 스파이더맨 격이다.

지난 14일 '전우치' 제작발표회에서 차태현은 영화에서 전우치 역을 맡은 강동원에 대해 "당연히 강동원이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너스레를 떨며 "물론 전우치를 생각하면 영화를 먼저 떠올리시겠지만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이다"라고 장담했다.

▶홍길동과 전우치가 사제(師弟) 관계라고?

내용면에서도 영화와 드라마는 판이하게 다르다. 영화는 판타지물이지만 사극과 현대극이 교묘하게 겹쳐있다. 조선시대에 망나니였던 전우치가 우연한 기회에 현대로 오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하지만 드라마는 전형적인 판타지 무협사극이다. 우선 전우치가 홍길동의 제자라는 설정이 흥미롭다. 홍길동이 율도국을 세운 이후 태평성대를 누렸지만 강림의 반란으로 쑥대밭이 됐고 이를 복수하기 위해 전우치가 조선으로 돌아온다는 것. 여기에 홍길동의 손녀이자 전우치의 연인 홍무연(유이)가 가세하면서 삼각 로맨스까지 만들어낸다.

차태현은 "영화와 많이 비교될텐데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다. 소설을 아직 보지 못했지만 영화만 놓고 볼 때는 제목만 같지 완전히 다른 작품이다"라고 못박았다. 연출을 맡은 강일수 PD역시 "우리 작품은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B급 오락물이라고 할 수 있다. 정통 사극적인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적인 재미를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자칫 유치하게 보일 수 있는 요소도 있지만 이것은 배우들의 연기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차태현은 "물론 촬영할 때 많이 힘들다. '나 혼자 이게 뭐하는 짓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자기와의 싸움이다"라고 농담처럼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드래곤볼'을 생각하면서 하기로 했다. '추노'를 했었던 무술감독님도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서 정답이 뭔지는 모른다"고 웃었다.

이희준 역시 "상상력이 많이 필요한 작품이다. CG가 현장에서는 없으니까 상상을 해야한다. 그런 면에서 생각을 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첫 촬영에서는 번개를 모으는 장면을 했는데 '컷'소리가 난후 얼굴이 빨개지기도 했다. 지금은 익숙하다"고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다.

드라마 '전우치'가 그동안 없었던 장르로 시청자들의 구미를 얼마나 당길 수 있을지 그 베일은 오는 21일에 벗겨진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