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신르네상스를 맞았다. 14일 현재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59%로 2006년(63.6%) 이후 최고다. 총 관객수에선 1억 6577만 8270명을 불러모으면서 지난해 기록(1억 5972만 4465명)을 이미 뛰어넘었다. 올해 볼만한 한국영화가 많았고,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수치들이다. 그만큼 제33회 청룡영화상의 각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들도 '빵빵'하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제33회 청룡영화상의 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영화들을 통해 올해 영화의 트렌드를 짚어봤다.
▶대박 영화들, 유종의 미 거둘까?
올해엔 '대박' 영화들이 많았다. '도둑들'과 '광해, 왕이 된 남자'는 1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해운대' 이후 3년 동안 안 나왔던 1000만 영화가 두 편이나 배출됐다. 관객 동원만 '대박'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도둑들', '광해, 왕이 된 남자'와 같이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오른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부러진 화살'과 '피에타' 역시 작품성 면에서 '대박'이란 평을 들었다. '피에타'는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영화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리기도 했다.
이밖에 '건축학개론', '내 아내의 모든 것', '은교', '댄싱퀸' 등 각 부문에서 후보를 배출한 모든 작품들이 영화인 및 관객들에게 인정을 받는 영화들이다. 흥행과 작품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영화들이 어느 해보다도 많다. 어떤 '대박 영화'가 제3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수상에 성공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대 배수지에서 60대 안성기까지
올해 영화계에선 다양한 연령대 배우들이 제 몫을 해줬다. 각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후보들을 살펴보면 이런 점이 확실히 드러난다. 후보로 이름을 올린 배우 중 최고령자는 안성기와 장광(60세)이다. 최연소자는 '건축학개론'의 배수지(18). 안성기, 장광과 42세 차이가 난다. 안성기는 남우주연상, 장광은 남우조연상, 배수지는 신인여우상 부문에서 수상을 노린다.
이밖에도 최민식(50), 조민수(47), 조성하(46), 김해숙(57) 등 베테랑 배우들과 김성균(32), 김수현(24), 유연석(28), 고아라(22), 김고은(21) 등 신예 배우들이 고른 활약을 보여주면서 영화계를 이끌었다. 김윤석(44), 이병헌(42), 하정우(34), 임수정(33), 류승룡(42) 등 허리라인을 담당하고 있는 배우들도 왕성한 활동을 통해 이름값을 했다.
다양한 배우들이 고른 활약을 펼쳤다. '도둑들', '이웃사람'과 같은 '집단 주연' 영화가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이 배우들이 한 곳에 모이는 '화합의 장'이 될 전망이다.
▶한국영화의 '재발견 시리즈'
2012년 스크린에선 많은 배우들의 재발견이 이뤄졌다. 이른바 '재발견 시리즈'였다. 배우들은 평소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겼다. 반전의 묘미다.
'패셔니스타'로 주목 받았던 공효진과 김민희는 '러브픽션'과 '화차'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주목을 받았다. '사랑스러운 여자' 임수정은 '내 아내의 모든 것'을 통해 '까칠한 여자'로 변신했고, 같은 작품에서 류승룡은 전설의 카사노바 캐릭터를 연기했다. '도둑들'에서 보여준 김해숙의 로맨스 연기, '은교'와 '공모자들'에서 선보인 신예 김고은, 정지윤의 파격 노출 연기 역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곽도원, 마동석, 라미란, 문정희 등 출중한 조연들과 이광수, 조정석, 한예리 등 촉망받는 신인들이 등장했다는 것도 충무로의 입장에선 값진 재발견이었다.
청룡영화상 시상식 역시 재발견의 무대가 될 수 있다. 배우들로선 청룡영화상을 통해 관객 및 팬들에게 확실히 눈도장을 찍을 수 있기 때문. 제33회 청룡영화상 시상식은 오는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며 SBS를 통해 생중계된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