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ACL의 흥행 위해 AFC의 뒷북치기가 필요하다

by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특기는 '뒷북치기'다. 특히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AFC의 뒷북치기는 대단했다.

지난해 11월 말이었다. 갑자기 한국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4장에서 3.5장으로 줄였다. 카타르 몰아주기였다. 포항에 불똥이 튀었다. K-리그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포항은 이미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울산에게 졌다. 포항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만 했다.

갑자기 이런 뒷북치기가 가능했던 것은 AFC가 매년 11월 말 다음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조정하기 때문이다.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은 오는 29일 결정된다. AFC의 결정을 앞두고 또 다른 뒷북치기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번 화두는 '디펜딩챔피언룰'이다.

2013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디펜딩챔피언이 될 울산의 참가가 불투명하다. 울산은 15일 서울과의 K-리그 39라운드 경기에서 1대3으로 졌다. 5위에 머문 울산이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나가려면 3위를 차지해야 한다. 3위 수원과의 승점차는 9점. 5경기를 남겨놓은 현재 쉽지 않은 승점차다.

만약 울산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좌절된다면 AFC로서는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3년 연속 디펜딩챔피언 없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가 될 것이다. 2010년 우승팀 성남, 2011년 우승팀 알 사드(카타르) 모두 이듬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했다. 디펜딩챔피언이 없는 대회를 놓고 이곳저곳에서 아쉬움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럽챔피언스리그처럼 디펜딩챔피언의 참가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는 디펜딩챔피언의 자리를 보장해준다. 2004~2005시즌 리버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시작이었다. 당시 리버풀은 유럽챔피언이었지만 국내리그에서는 5위에 그쳤다. 전대회 우승팀이 유럽챔피언스리그에 나오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논란이 일었다. UEFA는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협의해 리버풀에게 유럽챔피언스리그 예선전 출전권을 주었다. 특례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이듬해 UEFA는 규정을 손봤다. '전대회 우승팀이 국내리그에서 자력으로 진출권을 따지 못할 경우, 해당리그 자력 진출권 마지막 확보팀을 대신해 유럽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한다'는 특별규정이었다. 당장 올 시즌 첼시가 덕을 봤다. 첼시는 지난 시즌 유럽을 제패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6위에 그쳤다. 디펜딩챔피언룰에 따라 EPL4위였던 토트넘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뺐어왔다.

당장 이런 규정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적용하기는 어렵다. 3위 등극이 유력한 수원이 피해를 본다. 절충안이 있다. AFC는 디펜딩챔피언룰을 2014년부터 적용하면 된다. 동시에 리버풀처럼 2013년 대회에서는 디펜딩챔피언 울산을 플레이오프로 배정하면 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의 흥행과 권위도 살리고 애꿎은 피해를 볼 팀도 없는 묘안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