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조금씩 전력의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NC는 15일 8개 구단이 제출한 20명의 보호선수 외 1명을 뽑는 특별지명을 통해 8명의 선수를 보강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NC의 주전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투수쪽은 경험, 타자쪽은 잠재력을 보고 선발했다는 느낌을 준다. 그렇다면 현재 NC의 전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는 것이 좋을까.
물론 신생구단으로서 기존 8개팀과 비교할만한 전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김경문 감독도 이날 특별지명을 마친 뒤 "내년 막내 구단으로서 겁없는 도전을 해보고 싶다"며 '도전자'의 입장으로 1군 리그에 참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NC는 일단 2년 연속 신인드래프트에서 우선지명권을 받아 아마추어 최고 선수들을 선발해 놓은 상황이다. 지난해에는 투수 노성호와 이민호를 뽑았고, 올해 드래프트에서는 천안북일고 에이스 윤형배와 이성민을 각각 우선 지명으로 선택했다. 이들 4명은 선발투수 후보들로 올해 퓨처스리그 다승(15승)과 평균자책점(1.55) 1위에 오른 이재학과 함께 향후 NC 마운드의 주축이 될 것이라는데는 이견이 없다. 이날 특별지명에서 선발 요원이 아닌 이승호, 송신영, 고창성 등 경험 많은 불펜 투수들을 뽑은 배경이기도 하다.
지난해 처음 실시된 2차 드래프트에서도 NC는 투수 이재학, 문현정, 윤영삼, 정성철, 포수 허 준, 내야수 조평호, 외야수 오정복을 각각 뽑았다. 이 가운데 오정복은 경찰청에 입대해 군복무를 시작했다. 결국 특별지명 8명과 2차드래프트 출신 6명, 우선지명 4 등 18명이 내년 1군 전력의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NC는 외국인 선수 3명과 FA 3명을 뽑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져 있다. 김 감독은 외국인 선수에 대해 3명 모두 선발투수로 뽑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아무래도 야구는 '투수 놀음'인데다 경험있는 선발요원이 전무한 상태이기 때문에 '2명 선발, 1명 마무리'에서 방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의 수준이 마운드 전력에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NC는 외국인 선수를 뽑는데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NC는 또한 FA 시장도 잔뜩 벼르고 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NC는 3명의 FA를 잡을 수 있다. FA를 신청한 11명중 이날 현재 5명이 계약을 마쳤고, 롯데 김주찬과 홍성흔, SK 이호준, 삼성 정현욱, 한화 마일영, KIA 이현곤 등 6명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들 모두 NC가 탐을 낼만한 선수들이다. NC 입장에서는 투수보다는 야수 쪽에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선수와 FA 영입까지 마치면 내년 시즌에 대비한 NC의 전력은 완성 단계에 들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트레이드라는 방법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NC가 기존 선수들을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처지는 되지 못한다.
NC는 31년 프로야구 역사에서 빙그레와 쌍방울에 이어 기존 체제에서 추가적으로 창단된 3번째 팀이다. 빙그레는 처음 1군에 참가한 86년 승률 2할9푼으로 7개팀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빙그레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것은 1군 참가 3시즌만인 88년이었다. 쌍방울은 지난 91년 1군에 처음 참가해 승률 4할2푼5리로 7위에 올랐다. 쌍방울이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룬 것은 96년이다. 1군 참가후 6시즌만이었다.
NC의 전력 보강 지원규정은 빙그레나 쌍방울 시절과는 많이 다르다. 그러나 FA나 외국인 선수 측면에서는 NC에게 유리한 점이 있다. 내년 NC가 4위 이상의 성과를 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있지만, 조만간 선택할 외국인 선수와 FA가 막내 구단으로서의 위치를 결정할 중요한 관건이 될 듯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