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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핑클 재결합 가능성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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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요정'보다 '배우' 타이틀이 더 잘 어울린다. SBS '대풍수' 촬영을 마친 이진은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었다.

▶ 핑클 재결합 가능성?

'요정'이란 찬사를 받으며 90년대를 주름잡았다. 그러다 홀연 연기자 변신을 선언했다. 이후로는 인고의 시간이었다. 예전만큼 이진을 찾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오디션에 떨어지기도 했다. 핑클 시절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내 생활, 내 시간이 없어서 지쳐있었던 것도 있다. 밖에 나가기도 싫고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도 싫었다. 그런데 여유가 생기면서 내 자신을 돌아보고 주위도 챙기게 되더라. 내 나이에 맞게 살아보는 것도 좋았다. 계속 바쁘기만 했다면 불안정했을 것 같다. 나한텐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지금처럼 아이돌의 연기 도전이 왕성하지 않았던 시절, 선입견과의 싸움도 힘들었다. 대중은 이진에게 '연기자'가 아닌 '핑클'의 모습을 강요했다. 그는 "어릴 땐 핑클이었다는 게 연기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할 때가 있었다. 선입견에 속상할 때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별 거 아닌 것 같다. 나한텐 오히려 약이 됐고, 욕 안 먹으려고 더 공부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핑클을 했기 때문에 연기자로서의 길이 열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연기자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아무래도 대중은 '핑클'이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서는 "해체를 한 것도 아니라 궁금해들 하시는 것 같다. 우리도 진지하게 얘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사실 잘 모르겠다. 만나면 농담으로 '나중에 가요 무대 같은 거 하면 재밌겠다'고 얘기를 한 적은 있는데 특별히 계획은 없다. 각자의 길이 있고, 자리도 잡았다. 그래서 조심스럽다. 해체한 것도 아니고 다시 핑클을 하자고 결정한 것도 아니라 뭐라 말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 연기력 논란 종식, '이진의 재발견'

2002년 MBC '논스톱5'를 시작으로 '신 현모양처' '왕과 나' '전설의 고향' '혼' '영광의 재인' 등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그러나 매번 발성, 발음, 표정 연기 등을 지적받으며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다. 다른 신인 배우들과 비교했을 때 뒤처지는 연기력이 아니었음에도 '아이돌 출신'이란 꼬리표가 발목을 잡은 셈. 하지만 이진은 멋지게 역전 만루 홈런을 쳐냈다. SBS '대풍수'에서 어린 영지 역을 맡아 호연, '이진의 재발견'이란 찬사를 들었다. 자신은 "캐릭터가 좋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사실 미혼 여성이 입수신, 승마신, 출산신 등을 연기해내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진은 "그 당시 영지가 내 나이쯤 됐을 거라 생각해서 부담은 없었다. 반응이 좋으니 기분도 좋다. '논스톱'부터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고, 차근차근 해왔던 게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나한테 자신감을 부여해 준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동안 갇혀서 눈치 보며 연기를 했다면, 이젠 마음 편하게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욕심은 평생 연기, 결혼은 아직…

'대풍수'로 연기력을 인정받았으니 좀 더 큰 역할에 욕심이 생길 법도 하다. 하지만 덤덤하다. "어릴 때 많은 사랑을 받아봤다. 정상의 그런 걸 만끽해봤다. 정상이 있으면 내려가기도 하고, 그러다 다시 인기를 얻을 수도 있는 거다.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면서 주어지는 좋은 역할을 하고 그렇게 욕심부리지 않고 평생 연기하고 싶다"는 설명. 주연에 대한 욕심은 없지만, 연기 자체에는 욕심이 난단다. 이진은 "어릴 때부터 연기는 너무 해보고 싶었다. 지금까지가 자리를 잡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연기 폭을 넓혀서 좀 더 많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캐릭터도 장르도 가리지 않고 시간이 흐르는 대로, 나이가 먹는 대로 그에 맞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웃었다.

하지만 이진도 어느덧 30대. 일도 좋지만 슬슬 결혼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아직은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며 손사래를 친다. 그는 "이젠 정말 신중하게 만나야 될 시기인 것 같다. 내 생활이랑 똑같은 패턴을 가진 사람은 힘들 것 같다. 평범하게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고, 주말에는 쉬는 그런 안정적인 남자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