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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달매직'효과, KIA의 물먹은 방망이 살려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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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빨과 발톱이 모두 무뎌진 '호랑이 군단'은 과연 다시 포효할 수 있을까.

실패는 언제나 많은 배울점을 전해준다. KIA 역시도 올해의 4강 실패에서 많은 개선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가장 아쉬우면서도 개선되어야 할 점은 바로 타선의 무기력함이다. KIA는 올해 팀 타율(2할5푼6리)이 6위에 불과했고, 팀홈런(54개)과 팀 장타율(3할4푼7리)은 모두 최하위였다. 도무지 점수를 뽑아내지 못하니 투수진이 아무리 잘 던져도 승리와 쉽게 인연을 맺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타격페이스의 저하다. KIA는 지난해 팀 타율(2할6푼9리) 3위, 팀 홈런(106개)과 팀 장타율(3할9푼5리)은 모두 2위로 방망이가 매우 좋은 팀이었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팀 타율은 1푼3리, 팀 장타율은 4푼8리가 떨어졌다. 홈런은 거의 절반에 가까운 52개나 사라지고 말았다.

원인은 뚜렷하다. 방망이를 뜨겁게 휘둘러야 할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사라졌기 때문. 팀의 중심타선을 책임져줘야 할 최희섭과 이범호 김상현이 모두 부상에 시달리며 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것이 KIA 타격부진의 가장 큰 요인이었다. 그러면서 다른 선수들에게도 일종의 과부하가 걸렸다. 중심타선이 빈약하다보니 상하위 타선에서라도 타점을 뽑아내야 했고, 자연스럽게 타격 밸런스가 흔들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다른 타자들도 전반적으로 타율이 저하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때문에 KIA는 2013시즌 포스트시즌 재진입을 위해 가장 중요한 현안인 '타격 개선'을 이번 겨울 최대 과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우선 두 가지 구단의 움직임에서 이를 알 수 있다. 하나는 트레이닝 파트의 보강. KIA는 정규시즌이 종료된 직후인 지난달 12일, 한화 트레이닝 코치로 활약하던 하나마쓰 고지 씨를 새로운 트레이닝 코치로 영입했다.

하나마쓰 코치는 2004년 선동열 감독이 삼성 수석코치를 맡았을 때 직접 일본에서 초빙한 트레이닝 전문가다. 삼성을 거쳐 2010년부터는 한화에서 트레이닝 코치로 활약했다. 선 감독은 그에 대해 '장인(匠人)'이라는 칭호를 붙일 만큼 크게 신뢰하고 있다.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와 부상방지에는 최고 전문가라는 뜻이다.

선 감독이 하나마쓰 코치를 영입한 것은 올해 실패의 원인이 선수들의 '부상'에 있었다는 고민의 결과다. 자연스럽게 부상으로 제 몫을 하지 못했던 KIA 중심타자들에 대한 재활도 하나마쓰 코치에게 일임할 계획이다. 문제점의 인식과 그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라는 측면에서 하나마쓰 코치의 영입은 KIA와 선 감독이 어떻게든 내년에 좋은 성적을 내려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음으로는 '타격의 달인' 김용달 코치를 1군 타격코치로 영입한 것이다. 하나마쓰 코치를 영입하고 11일 후인 지난달 23일, KIA는 김 코치도 팀에 합류시켰다. 당연한 수순이다. 트레이닝 파트의 보강으로 선수들을 건강하게 만든 뒤에는 뛰어난 코칭 기법으로 기술을 향상시켜야 하는 게 맞다. 김 코치는 자타공인 '타격의 대가'다. 현재 KIA 선수들이 떠안고 있는 타격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적임자다.

사실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았다. KIA는 지난 6월초 이건열 1군 타격코치를 2군으로 내려보낸 뒤 이순철 수석코치가 1군 타격코치를 겸임하는 비상체제로 팀을 운영해왔다. 하지만 수석코치와 타격코치는 각자 분야에서 해야할 일들이 너무나 많은 보직이다. 이 수석이 홀로 두 가지 짐을 지다보니 과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었다. 효과도 신통치 않았다.

KIA는 전문 타격코치를 따로 세우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때 팀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올해의 실패를 통해 배웠다. 트레이닝 파트의 보강과 전문 타격코치의 영입은 결과적으로 하나의 결론을 위한 포석이다. '타격 부활', 결국 4강의 해답은 여기에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