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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프로야구단 종합평가] 1등 SK, 꼴찌 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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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역사의 프로야구는 올시즌 관중 700만명을 돌파하며 '내셔널 패스타임(national pastime)'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했다. 이제 프로야구단의 행위는 야구 한 분야에만 국한될 수 없는 시대다. 365일, 24시간 내내 국민적 시선이 쏠리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단도 평가를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의미다. 기업체, 대학, 정부기관, 정당 등에 대한 평가 순위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국민여가선용의 1등 상품으로 성장한 프로야구도 예외일 수 없다. 2000년대 들어 일부 연구기관에서 산업,업종별 서비스 만족도 조사에 프로야구를 포함시키고 있지만, 총체적이면서도 객관적인 평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사실 프로야구단의 활동은 계량화할 수 있는 결과로 나오기 어렵기 때문에 객관적 평가 기준을 마련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작업이다. 이에 스포츠조선 야구전문기자 11명이 한국시리즈 종료후 머리를 맞댔다. 객관적이고 현실적인 심사 기준을 마련해 8개 구단에 대한 종합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항목은 부문별 10점 만점으로 5개로 나눴고, 평가 대상 시기는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1년으로 했다. 성적과 인프라,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8개 구단의 순위를 매겼다. 프로야구단의 존재 가치는 팬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경기를 최상의 기량으로 발현해 내는데 있다. 스포츠조선은 올해부터 프로야구단의 긍정적 발전을 유도하기 위한 '프로야구단 종합평가'를 매년 실시하고자 한다.

▶목표성취도

팀전력, 목표와 결과를 종합적으로 따져 순위를 매겼다. 삼성이 9점을 얻어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SK가 8점을 획득해 뒤를 이었다.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업적을 달성했다. 두산과 롯데는 7점을 얻었다. 지난해 최하위에서 6위로 올라선 넥센은 4점을 얻어 주목을 받았다. 2008년 창단 이후 승수(61승)와 승률(0.469)에서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전력 대비 성취도는 8개팀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KIA와 LG는 새로운 사령탑을 앞세워 힘차게 2012시즌을 맞았지만, 4강 진출에 실패해 각각 3점이 부여됐다. 최하위 한화는 2점을 받았다.

▶마케팅

단순히 관중 동원 능력이 아니다. 팬들과의 친밀도, 팬서비스, 지역 연계 활동 등을 모두 고려했다. SK와 넥센이 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SK는 창단 13년만에 처음으로 시즌 관중 100만명을 돌파했다. 다양한 팬서비스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국내 유일의 '전용 멤버십 카드'를 만들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구단 경영이념인 '스포테인먼트' 구현을 위한 '터치 캠페인'을 추진하며 다양한 팬친화적 활동을 펼쳤다. 넥센은 다양하고 선진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8개 구단중 가장 높은 관중 증가세를 보였다. 홈 67경기서 59만9381명을 끌어모아 2011년 대비, 36%의 관중증가율을 기록했다. 김병현 박병호 이택근 등 스타 마케팅 역시 팬들을 끌어모은 원동력이 됐다. '퀸스데이' 등 팬친화적 마케팅 활동을 꾸준히 펼친 두산은 8점을 획득했다. 특히 두산은 한국표준협회가 조사한 프로야구단 소비자 만족도에서 8개팀중 1위에 올랐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앞세운 한화(7점)는 열렬한 팬들의 지지를 얻으며 창단 이후 처음으로 관중 50만명을 넘어섰다. KIA(6점)와 삼성(5점)도 올시즌 다양한 이벤트를 개발해 팬서비스를 강화했다. 롯데와 LG는 각각 4점을 얻는데 그쳤다.

▶인프라

경기력 향상과 야구장내 편의를 위한 시설 개선을 평가기준으로 삼았다. SK가 8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문학구장은 가장 최근에 지어진만큼 선수들 사이에서는 가장 선호되는 구장이다. 또 SK는 팬들의 편의를 위해 1,3루쪽 화장실을 쾌적하게 리모델링했고, 최신식 물품보관함 300개도 마련했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의무실을 1층 중앙로비에 둬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7점)는 대전구장을 대폭 개선했다. 1,3루 관중석을 3층으로 증축해 1만4200석 규모로 늘렸고, 익사이팅존을 비롯해 스카이박스, 외야불펜, 원정라커룸 등을 새롭게 마련했다. KIA(6점)는 광주구장 그라운드를 천연잔디로 바꾼 점이 평가를 받을 만하다. 롯데는 사직구장 내야 흙을 전면 교체했고, 내야석을 접이식 의자로 교체한 것이 눈에 띄었다. 넥센은 목동구장 인조잔디를 다시 깔았다. LG와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은 매표소 창구를 21개에서 24개로 늘렸고, 야구장 밖 구조물을 대폭 정비해 보행 도로와 먹거리 장소를 확장했다. 롯데, 넥센, 두산, LG는 똑같이 5점을 얻었다. 삼성의 홈인 대구구장은 화장실과 테이블석을 늘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시설이 가장 낙후돼 있다는 점에서 가장 낮은 1점을 면하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인프라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만큼 구단 자체에 대한 평가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구단운영

선수단 관리 및 투자 등 종합적인 구단운영능력을 말한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등 선수단 관리에 있어 얼마나 효율성과 합리성을 기울였는지를 보는 것이다. SK와 삼성, 두산, 넥센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SK(8점)는 지난 겨울 FA 포수 조인성을 영입하며 박경완의 부상으로 취약 포지션으로 전락한 안방을 강화하며 전력 누수를 막았다. 또 이만수 감독과 정식 감독 계약을 맺으며 스포테인먼트 실현에 박차를 가했다. 삼성(7점)은 8개팀중 가장 안정적이고 유기적인 프런트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또 선수단 관리에 있어 도덕성과 책임감을 강조한 덕분에 사건 및 사고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두산(6점)은 올시즌 김진욱 감독 체제가 안정적으로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외국인 선수 부문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넥센(6점)은 넥센타이어 등 안정적인 스폰서 계약을 통해 마케팅 경영의 발전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밖에 KIA는 5점을 얻었고, 감독 경질 과정에서 팬들을 혼란스럽게 한 롯데와 한화, 전반기에 돌풍을 일으키다 후반기에 급추락한 LG는 각각 2점에 그쳤다.

▶비전

유망주를 효과적으로 육성하고, 2군 시설 투자를 얼마나 했는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올해도 '화수분' 야구로 사랑받은 두산이 8점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두산은 노경은 홍상삼 최주환 윤석민 등 그동안 유망주에 그쳤던 선수들을 대거 1군 주전으로 키워내며 탄탄한 팜시스템을 과시했다. 삼성은 모기업의 탄탄한 지원과 첨단 시설을 자랑하는 경산볼파크 등이 높은 점수를 받아 7점을 획득했다. KIA(7점)는 함평 2군 구장을 완공했고, 나머지 첨단 시설도 내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첨단 2군 시설은 선동열 감독이 추구하는 리빌딩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IA는 또 현재의 광주구장 옆에 최신식 야구장을 짓기로 해 비전 면에서 '플러스 알파'의 점수를 받았다. 한화(7점)도 충남 서산에 2군 전용구장과 숙소를 마련해 11월부터 마무리 훈련장으로 쓰고 있다. 2군구장이 따로 없었던 한화는 김응용 감독 부임과 함께 본격적인 체질 개선을 이룰 수 있을 전망이다. 송도야구장을 2군 구장으로 쓰고 있는 SK(6점)는 과거 용현동 드림파크와 비교하면 시설 만족도에서 많이 떨어지지만, 여전히 풍부한 2군 자원을 가지고 있다. 반면 롯데(4점), LG(3점), 넥센(2점)의 비전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롯데와 LG는 유망주 육성에서 올해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넥센의 경우 타구단과 비교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재정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종합평가

SK가 총점 39점으로 프로야구단 종합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3번의 우승 등 성적이 SK의 위상을 높여준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은 5개 전 부분에서 고른 점수를 획득하며 총점 34점으로 2위에 올랐다. 두산의 경우 최근 잠실 라이벌 LG와 비교해 성적과 관중동원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것이 돋보인다. 총점 29점을 얻은 삼성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인프라 부분에서 최저점에 그치는 바람에 3위에 머물렀다. 이어 KIA가 홈구장 신축 계획과 선동열 감독 영입 등이 시너지 효과를 내며 27점으로 종합순위 4위에 랭크됐다. 넥센은 열악한 재정 환경 속에서도 프로야구의 새로운 수익모델을 제시하며 총점 26점을 얻어 5위를 기록했다. 올시즌 최하위에 그친 한화는 박찬호 김태균 등 스타마케팅, 인프라개선과 투자 덕분에 25점을 얻어 6위에 올랐다. 롯데는 구단운영능력과 마케팅, 비전에서 낮은 평가를 받는 바람에 7위에 그쳤고, LG는 인프라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서 모두 하위권에 머물렀다.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구단 위상이 크게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스포츠1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