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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뛰어든 야구판, 출렁이는 라이벌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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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국내 프로스포츠 가운데 가장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비결은 철저한 연고제와 라이벌 구도의 형성이었다.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쓰이는 지역감정은 프로야구와 교묘하게 결합돼 야구열기를 높이는 데 큰 공헌을 했다. <BR><BR>여기에 기폭제 역할을 한 것은 라이벌 구도의 형성이었다. 창단 때부터 최강 팀으로 꼽혔던 삼성, 그리고 야구판을 지배한 해태는 경상도-전라도의 지역감정이 더해지면서 라이벌이 됐다. 또한 삼성과 롯데는 같은 경상도임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며 치열한 가을야구 전설을 수놓았고 LG와 OB도 잠실 라이벌로 프로야구를 더욱 뜨겁게 했다. <BR><BR>라이벌이 되기 위한 조건은 최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성적을 놓고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면 라이벌 구도가 형성된다. 삼성과 해태(현 KIA)가 좋은 예다. 해태는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3번 만나 모두 승리를 거뒀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두 팀은 라이벌이 됐다. 2000년대 후반 포스트시즌에서 3년 연속 격전을 벌였던 SK와 두산도 같은 범주로 묶을 수 있다. <BR><BR>두 번째는 '사건'이 있으면 된다. 9구단 창단 과정에서 격렬한 반대를 했던 롯데와 NC가 좋은 예다. 롯데가 터줏대감으로 자리 잡고 있던 경남지역에 NC가 들어서게 되고, 이 과정에서 두 구단은 앙금이 생겼다. 롯데는 애써 "역사와 성적을 봐도 NC가 아직 우리의 라이벌이라고 하는 건 이르다"고 말하지만 내심 구단 고위층부터 팬들까지 NC를 견제하는 마음은 같다. 최근 형성된 LG와 넥센의 라이벌 관계도 마찬가지다. LG는 팀 재정이 어려웠던 넥센으로부터 연달아 선수를 영입했고, 넥센 선수들은 'LG 전만은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게 됐다. <BR><BR>마지막으로 연고나 모기업 관계에서 라이벌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다. 가전제품을 앞세워 세계시장에서 경쟁을 벌이는 삼성과 LG는 야구장에서 대리전을 벌인다. 두 팀의 맞대결은 팬들보다 그룹 내부에서 더 관심을 가진다는 말까지 있다. LG와 두산, 롯데와 NC처럼 같은 연고에 있는 팀들이 라이벌을 형성하기도 한다. <BR><BR>2013년 NC의 1군 진입으로 격화되고 있는 프로야구 라이벌 구도, 여기에 더욱 큰 파문이 일어날 가능성이 생겼다. 6일 KT는 경기도청에서 수원시-경기도와 10구단 창단 추진을 공식 선언하고 양해각서(MOU)에 사인을 했다. 그동안 '설'만 무성하던 상황에서 드디어 공식화 된 것이다. 수원은 10구단 창단 추진 과정에서 100만명이 넘는 인구, 대기업 KT를 등에 업게 돼 이변이 없다면 무난하게 프로야구 10번째 식구가 될 전망이다. <BR><BR>2015년 1군 진입을 목표로 세운 KT는 당장 SK와 라이벌 구도를 만들고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신생구단이 이름값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존 구단과 경쟁체제를 갖추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이다. KT와 SK는 라이벌을 형성하기에 여러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일단 모기업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통신사다. KT가 1군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다면 SK전에 더욱 전력을 쏟을 것이다. <BR><BR>만약 KT가 새 감독으로 김성근 고양 감독까지 영입하면 더욱 걷잡을 수 없이 라이벌 구도는 굳어질 것이다. 이석채 KT 회장은 "인간이 의지를 갖고 훈련을 받는다면 한계를 넘을 수 있다. KT가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를 불러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마침 이 회장은 통합 KT 출범식이 있었던 2009년 당시 SK 감독이던 김 감독의 이야기를 성공한 경영사례로 꼽아 연설에서 언급한 적이 있었다. <BR><BR>지리적인 요건도 좋다. 올해 6월 1차 개통된 수인선은 2015년 인천과 수원을 완벽하게 잇게 된다. 이에 발맞춰 수원시는 수원야구장 바로 옆을 지나는 전철역명을 'KT-수원야구장역(가칭)'으로 정하겠다고 밝혔다. 뉴욕 양키스와 메츠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듯 KT와 SK 팬들 역시 전철을 통해 오가는 게 가능하다. <BR><BR>건강한 라이벌 의식은 프로야구에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KT, 그리고 수원시는 KBO 이사회가 정한 새 구단 창단 요건을 모두 갖췄다. 이제 KBO 이사회의 승인만 남았다. <BR><BR><A href="mailto:cleanupp@osen.co.kr">cleanupp@osen.co.kr</A><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