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점 차도 5점, 득점왕 경쟁도 5골 차로 좁혀졌다.
선두 FC서울(승점 81·24승9무5패)과 2위 전북(승점 76·22승10무6패)의 선두 경쟁이 새로운 국면인 가운데 데얀(31·서울)과 이동국(33·전북)의 득점왕 경쟁도 재점화됐다.
데얀은 지난달 21일 제주전(2대1 승)에서 2골을 터트리며 27호골을 기록했다. 득점왕 등극은 시간문제로 판단됐다. 판이 흔들렸다. 전북, 수원(이상 1대1 무)전에서 침묵하는 사이 이동국이 무서운 기세로 추격하고 있다. 울산(3대1 승), 서울(1대1 무)전에 각각 한 골을 터트린 그는 4일 부산전(3대0 승)에서 2골을 작렬시켰다. 최근 3경기에서 4골을 터트린 그는 22호골을 기록하며 데얀의 아성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앞으로 남은 경기는 6경기, 5골 차는 사정권이다. 충분히 뒤집어질 수 있다.
데얀과 이동국, 자존심이 걸린 최후의 골전쟁이 시작됐다. 올시즌 둘은 골을 터트릴 때마다 새로운 역사를 작성하고 있다. 이동국이 첫 테이프를 끊었다. 3월 성남과의 개막전에서 2골을 쓸어담으며 K-리그 통산 최다골 기록(기존 116골·우성용)을 갈아치웠다. 4월 경남전에서는 통산 최다 공격포인트 기록(기존 168개·신태용)도 깼다. 그는 현재 137골-52도움(공격포인트 189개)을 기록하고 있다.
데얀은 5월 최단기간인 173경기 만에 100호골을 통과했다. 기존 김도훈의 220경기 기록을 무려 47경기나 앞당겼다. 부산, 수원, 성남에서 뛴 샤샤(104골)가 보유한 외국인 최다골도 달성했다. 2007년 K-리그에 둥지를 튼 그는 현재 118호골을 기록하고 있다. 27호골은 K-리그 통산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 득점과 타이 기록이다. 2003년 27골을 터트린 마그노(당시 전북), 도도(당시 울산)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마지막 기록 전쟁이 남았다. 한 시즌 최다골이다. 데얀은 1골만 더 터트리면 2003년 김도훈의 28골과 타이를 이룬다. 현재의 기세라면 이동국도 김도훈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데얀이 이동국의 추격을 뿌리치고 득점왕에 오르면 사상 첫 2년 연속 득점왕을 달성하게 된다. 데얀은 지난해 24골로 득점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흥미로운 점도 있다. 이동국은 22골 가운데 페널티킥 골이 무려 8골이다. 데얀은 27골 중 페널티킥 골은 3골에 불과하다. 둘다 오른발이 강력한 무기다. 데얀은 오른발로 20골, 헤딩으로 6골, 왼발로 1골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오른발로 15골, 왼발로 4골, 헤딩으로 3골을 터트렸다.
팀성적과도 직결된다. 데얀이 골 맛을 본 경기는 18경기다. 18경기 전적이 16승2무다. '데얀 골=승리'의 등식이 성립할 정도로 비중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동국은 17경기에서 골을 터트렸다. 팀 성적은 11승4무2패다. 서울과 전북의 우승 경쟁의 열쇠는 데얀과 이동국이 쥐고 있다.
서울과 전북, 데얀과 이동국의 전쟁이 마지막 불을 뿜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