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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 뒤태'가 영화 흥행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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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카펫 위 여배우들의 '반전 뒤태'는 늘 화제다. 앞모습은 조신한 듯하지만 뒤돌아서면 과감한 노출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놓고' 노출을 하는 것보다 효과는 두 배다. 예상치 못한 반전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기 때문.

영화 흥행에도 이런 '반전 효과'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있다. 올해 한국영화 흥행 상위권에 올라있는 작품들을 통해 살펴보자.

일단 1위에 올라있는 '도둑들'은 '반전 효과'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는 아니다. '도둑들'은 감독 및 배우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해서 성공을 거둔 케이스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등을 연출한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을 통해 범죄물의 1인자란 사실을 입증했다. 김윤석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 톡톡 튀는 전지현의 연기, 여성 관객들을 자극하는 김수현의 순애보 연기 모두 각자가 가장 잘하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김혜수와 김해숙의 '반전 연기'가 더해졌다. '카리스마 여왕' 김혜수는 여성적인 감성을 성숙한 내면 연기로 표현해냈고, '국민 엄마' 김해숙은 중국 배우 임달화와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덕분에 '도둑들'은 다양한 캐릭터들의 향연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다.

2위에 올라있는 '광해' 역시 반전이 있는 영화다. 이병헌은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사극에 도전한데다가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평소 점잖고 중후한 이미지로 많은 인기를 얻었던 이병헌이 이 영화를 통해 완전히 망가졌고, 이게 흥행으로 이어졌다.

4위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는 조연들의 맹활약이 바로 반전 아닌 반전이었다. 이 영화의 주연배우는 최민식과 하정우. 워낙 쟁쟁한 톱스타들인데다가 국내에서 연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울 만한 배우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사람에 가려 다른 배우들이 안 보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김성균, 곽도원, 조진웅 등 조연들은 맹활약을 하면서 최민식과 하정우에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활약이 '반전 아닌 반전'인 까닭은 이들이 각종 영화와 연극 등을 통해 이미 연기력을 검증받은 배우들이기 때문.

5위에 올라 있는 '내 아내의 모든 것' 역시 뜻밖의 반전으로 인기를 누렸다. 사랑스러운 여배우의 대명사였던 임수정은 '까칠한 여자'로 변신했다. 비록 대역이긴 했지만, 전라의 뒤태를 공개하며 진짜 '반전 뒤태'까지 뽐냈으니 관객들을 불러모으기에 충분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의 류승룡 역시 이 영화에서 전설의 카사노바로 변신했다.

'건축학개론'(7위)의 한가인도 임수정처럼 의외의 매력을 발산했다. 이 영화가 개봉하기 전, 한가인이 거친 욕을 내뱉는 모습은 상상하기조차 힘들었다. 하지만 극 중 한가인은 거친 욕설 연기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반전 뒤태'는 레드카펫 위에만 있는 게 아니다. 관객들의 입장에선 영화 속 '반전 뒤태'를 찾는 재미가 쏠쏠할 듯하다.정해욱 기자 amorr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