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감독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은 타순 조정이었다. 옆구리 통증으로 인한 타격 부진에 시달렸던 4번 타자 박석민 대신 최형우를 4번에 세웠다. 박석민은 6번 타순으로 내려갔다.
박석민은 31일 SK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 앞서 가장 먼저 타격훈련을 했다. 김한수 타격코치가 배팅공을 던져주었다. 그 장면을 류중일 감독이 배팅케이지 옆에서 면밀히 살폈다.
박석민은 이번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타율이 채 1할이 되지 않았다. 8푼2리였다.
류 감독은 "석민이가 치는 걸 보니까 괜찮다. 일단 타순을 6번으로 옮겨서 부담을 덜어주었다"면서 "석민이 보고 홈플레이트 쪽으로 너무 바짝 붙는 거 아니냐고 물어보았다"고 말했다.
그는 5차전에서 2번 정형식, 3번 이승엽, 4번 최형우, 5번 박한이로 좌타자 4명을 연달아 중심에 배치했다. SK의 선발은 우완 윤희상이다. 하나의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7회 이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SK의 막강 불펜 좌완 박희수와 정우람이 나올 경우 삼성의 좌타자들이 효과적으로 쳐내기가 어렵다. 또 박희수와 정우람이 나오는 경우는 SK가 리드할 때가 많다.
삼성은 올해 페넌트레이스에서 초반 리드해 경기 주도권을 잡을 경우 승리하는 비율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후반까지 끌려가다 경기를 뒤집어 승리한 적은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그런 흐름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계속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지난해에는 역전승의 비율이 높았다. 1년 만에 경기를 풀어가는 흐름이 많이 바뀌었다. 잠실=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