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재미있는 비화가 공개돼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바로 합스부르크 왕가에 얽힌 비화인 '합스부르크 립'이다.
이 방송에 따르면, 15세기 스페인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합스부르크 왕가는 유독 긴 아래턱 때문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입을 제대로 다물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윗니와 아랫니의 교합이 맞지 않아 음식을 잘 씹지 못해 위장장애에 시달렸다. 발음 또한 부정확해서 모든 업무를 서류로 결제하는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했다. 유명 작품 속의 프랑스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도 '합스부르크 립'으로 알려졌으나 초상화에는 폭과 길이가 작은 턱과 입술로 미화돼 표현됐다.
2009년 스페인 연구진의 조사 결과 '합스부르크 립'의 원인은 근친혼이었다. 명문가의 혈통을 유지하기 위해 행해진 근친혼이 왕가에 유전병을 가져온 것이다.
주걱턱은 오늘날에도 흔히 보이는데, 일차적으로 유전적인 원인이 크다. 하지만 2차 성장기에 아래턱의 발달에 의한 성장성 혹은 발육성으로 인한 후천적인 요인의 비중도 높다. 즉 평소 생활 습관에 따라 턱의 변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목을 앞으로 쭉 빼고 앉는 거북이 자세나 습관적으로 턱을 괴는 습관, 음식물을 한쪽으로만 씹는 습관, 책상에서 엎드려 자는 습관, 옆으로 자는 잘못된 생활 습관 등은 주걱턱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주걱턱은 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턱관절 장애를 유발하여 기능상 문제를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평소 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나쁜 생활습관들은 개선해야 한다.
현대인들에게도 주걱턱은 상당한 콤플렉스가 되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튀어나와 있는 아래턱으로 인해 외모뿐 아니라 음식도 잘 씹지 못하는 고통을 겪는다. 그래서 최근 여러 케이블 TV 프로그램에서도 주걱턱으로 인한 외모 콤플렉스를 양악수술을 통해 개선했다고 고백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랜드성형외과 서일범 원장은 "주걱턱은 미적인 문제 외에도 심각한 부정교합, 발음이나 턱관절 장애 등 기능상의 문제까지 동반한다. 위아래 턱 뼈의 위치를 바로 잡아주는 양악수술로 개선이 가능하다. 양악수술은 위ㆍ아래턱뼈를 동시에 이동시키는 수술로 교합을 맞추어 기능적인 효과를 주는 것은 물론 미적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양악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수술에 앞서 미용적인 측면의 개선보다는 기능적인 면에서 본인에게 진정 필요한 수술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또 수술을 하고자 하는 목적과 의견을 주변 사람 및 전문가와 충분히 상의하는 것이 좋다. 믿을만한 의료진과 시스템을 갖춘 병원을 선택하여 신중한 결정을 내리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임정식 기자 dad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