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동부-모비스 전. 양 팀의 개인 최다 어시스트는 각각 빅 맨에게서 나왔다. 동부 김주성이 6어시스트, 모비스 함지훈이 8어시스트. 소속팀 포인트 가드보다 많은 기록이었다.
빅 맨의 손끝, 주목해야 할 시기다.
올시즌 프로농구 룰의 가장 큰 변화. '수비자 3초룰'의 폐지다. 골밑이 오밀 조밀해졌다. 협력 수비도 빨라졌다. 공격을 위해 움직일 공간이 좁아졌다. 과감한 돌파도 긴 패스 연결도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빅 맨들의 개인 눙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골밑에서 혼자 해결하기 힘드니 미들 슛과 짧은 패싱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개인 능력이 부족한 빅 맨들로서는 위기의 환경이다.
모비스 함지훈은 최고의 토종 빅 맨 중 하나. 포스트업과 스마트한 플레이는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하지만 그조차 시즌 초 당혹스런 경험을 했다. 포스트업 진행이 빡빡해진 변화를 몸으로 느꼈다. 영리한 만큼 변화된 환경에 맞춰가고 있다. 함지훈은 '수비자 3초룰' 폐지 후 중요한 능력 중 하나로 "미들슛"을 꼽았다. 그만큼 슈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는 "골밑이 빡빡해졌지만 공격이 포스트업만 있는게 아니니까 리바운드 등 다른 플레이를 통해 기존의 역할을 메워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면 돌파가 힘들면 우회도 전략이다.
빅 맥들로선 리바운드 등 기존 역할에 패스와 슛 등 팔방 미인으로서의 변신을 요구받고 있다. 상대 수비가 밀착해 들어올 때 빠른 패스를 통해 다른 선수들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고, 수비가 떨어지면 과감하고 정확한 미들슛을 날려야 한다. 빅 맨들의 활발한 움직임에 따라 공-수의 활로가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변화된 환경. 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 뿐 모든 팀들은 적응을 위해 부단히 노력중이다. 어느 팀이, 특히 어느 팀 빅 맨들이 먼저 적응하느냐는 판도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