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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미남'한지호의 '연애도 축구도 잘한다'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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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그라운드, 유쾌한 스토리 한편이 씌어졌다.

한지호(24·부산 아이파크)의 짜릿한 골이 해피엔딩을 완성했다. 24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을 앞두고 '목하 열애중'이라는 사실이 구단 인터뷰를 통해 공개됐다. 부산의 트레이드마크 '소녀팬'들이 난리가 났다. 정작 본인은 "일이 커졌다"고 표현했다. 예상치 못한 반응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상대팀인 포항이 '도발'하고 나섰다. '부산이 연애할 때 우리는 승점에 투자한다'는 도발성 포스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내걸었다. 부산도 지지 않았다. 한지호 신간 '부러우면 지는 거다'를 타이틀로 내세운 가상의 책표지를 만들어 올렸다. '축구, 인기, 연애 세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부산 아이파크 한지호의 포항을 위한 외침'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축구는 기본, 연예는 거들 뿐'이라는 '센스만점' 코멘트와 함께다.

포항전 후반 36분 보란듯이 한지호의 쐐기골이 작렬했다. 역습 상황, 이종원이 페널티박스 정면의 방승환에게 볼을 연결하는 순간 빈공간으로 전광석화처럼 뛰어들었다.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든 순간, 공이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원샷원킬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4분 박종우의 선제골과 한지호의 추가골로 부산은 2대0으로 승리했다. FA컵 우승으로 기세등등하던 챔피언 포항을 상대로, 그것도 원정에서 완승했다. 지난 8월18일 강원전 이후 7경기에서 3무4패였다. 무려 8경기만에 승리다. 스플릿리그 개시 이후 그토록 고대하던 첫승은 험난했던 만큼 짜릿했다.

한지호는 "포항의 '도발'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속으로 '이런 날, 골을 넣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열애 공개 후 "죄송하면 포항전 골!"이라던 팬들의 엄포성 코멘트를 떠올렸다. 기어이 '속죄포(?)'를 쏘아올렸다. "막상 골을 넣고 나니 고소하더라"며 웃었다.

한지호는 현재 6골3도움을 기록중이다. 팀내 최다득점,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초반 결정적인 찬스를 연이어 놓치며 마음고생이 심했다. "과정이 좋은 선수인 만큼 언젠가는 틀림없이 터질 것." 안익수 부산 감독은 한지호에 대한 질문에 늘 이렇게 답했었다. 첫골은 6월27일 대전전이었다. "그 수많은 찬스들을 놓치지 않았다면 지금쯤 득점 선두권에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런 마음고생이 스스로를 다지는 데 약이 된 측면도 있다"고 자평했다. 스플릿리그 시작 후 상승세다. 6경기에서 3골을 쏘아올리는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전북 울산 포항 등 강호들을 상대로 했다. 한지호가 골을 기록한 3경기에서 부산은 지지 않았다. 그룹A 첫승 역시 한지호의 발끝에서 완성됐다. '한지호 골=불패'를 말하자 "우리팀은 내가 아니라도 누구든 골만 넣으면 이기거나 비길 가능성이 크다. 수비가 강하기 때문에 다함께 승리를 지켜낼 수 있다"며 리그 최강 수비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겸손했다.

'꽃미남'이 즐비한 부산 '아이돌파크'에서의 기여도를 물었다. "30% 정도?" 나머지 70%는 임상협, 박종우 등 다른 선수들의 몫이란다. "요즘은 아무래도 종우가 대세인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인기도는 클럽하우스에 답지하는 선물의 개수와 그라운드의 비명 데시벨로 판가름난다. 뜨거운 이슈가 됐던 열애공개에 대해 "후회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간식 선물이 줄지 않을까요?"라며 웃었다.

가을밤, 소녀팬들은 한지호의 골 소식에 뜨겁게 열광했다. 한결같았다. 한지호의 골은 소녀들 사이에 '연애도 축구도 잘한다 골'로 명명됐다. '부산은 사랑♡입니다'라는 댓글 릴레이가 이어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