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꿈은 싱어송라이터였어요."
개그맨 박명수가 지난 23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린 삼성그룹 '열정樂서'의 강연자로 나서 2500여 명의 학생들에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소개했다. 지금까지 8장의 앨범을 내며 '바다의 왕자', '탈랄라', '냉면, '바람났어' 등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낸 그는 '원조 개가수(개그맨 가수)'다. 최근에는 UV, 형돈이와 대준이처럼 개그맨이 음반을 내는 일이 흔하지만 그가 1999년 처음 앨범을 냈을 때만 해도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받아야 했다고. 박명수는 "당시 개그맨이 음반을 내면 '행사 때 노래해서 돈을 벌려는 것 아니냐' 혹은 '개그맨 노래라면 무조건 웃겨야 한다'는 편견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학창시절부터 음악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었던 박명수는 "개그맨으로 잘 나가는 동안에도 언젠가 꼭 '내 노래'를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다"고 말했다. 8개의 앨범을 내는 동안 어깨 너머로나마 작곡가들의 음반작업을 꼼꼼히 살펴봤고 음악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스스로 터득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MBC '무한도전' 서해안고속도로가요제 특집에서 지드래곤과 함께 '바람났어'를 만들며 '싱어송라이터'에 도전하자고 결심했다. 전문적 지식과 고가의 장비 때문에 작곡은 엄두도 못 내던 터에 미디(컴퓨터 음악)으로 곡 작업을 하는 지드래곤을 보고 컴퓨터 음악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게 된 것.
박명수는 "작곡에 대한 꿈과 의지가 있었고 앨범을 내는 동안 곡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뒤늦게 시작했지만 수월하게 작곡을 배울 수 있었다"며 비스트, 포미닛 등 유명 아이돌 음반작업을 한 작곡가 '신사동 호랭이'에 빗대어 자신을 '방배동 살쾡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박명수는 "오늘 여기서 '깨방정' 하나 떨겠다"며 깜짝 소식을 전했다. 그는 "지난 3개월간 열심히 공부해 무한도전 멤버들에게 노래 한 곡씩 만들어서 줄 예정"이라며 "현재 이미 두 곡은 완성된 상태로 12월쯤 대중에 공개하겠다"고 밝혀 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끝으로 그는 "고졸에 많이 못 배웠고, 비주얼도 안 좋고, 탈모까지 있지만, 주눅들지 않고 자신감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젊음을 무기로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절실하게 노력하라"고 격려하며 강의를 마쳤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