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만수 감독은 20일 4차전을 앞두고 "경기후 인터뷰를 길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패전 팀 감독의 인터뷰는 짧게 끝나지만 승리팀 감독은 10분 가까이 길게 이뤄지기 때문. 즉 승리를 향한 염원을 돌려서 말한 셈이다. 이 감독은 또 "선수들에게 편지를 썼다"며 내용을 물어보는 취재진에게 "이기면 인터뷰 때 공개하겠다"라고 말했다.
2대1의 짜릿한 승리를 거둔 이 감독은 인터뷰실에 와서 "인터뷰를 길게 할 수 있어서 좋다"며 "부산에서 안끝내고 인천으로 갈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선수들이 이겨야겠다는 마음이 강했고, 어려운 경기를 잘한 것 같다"며 선수들을 칭찬한 이 감독은 "내일(21일) 가볍게 연습을 하고 마지막 5차전서 더 좋은 모습으로 경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SK와 롯데 선수 모두 어색한 낮경기. 자고 있을 시간에 일어나 훈련을 하는 것은 시즌을 치를 때 지켜졌던 라이프 사이클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낮경기를 하다보니 경기초반 선수들의 몸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라고 했지만 이 감독은 낮경기가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 "전날 밤에 졌기 때문에 낮에 하니 분위기가 바뀌어 우리 선수들에게 더 좋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마리오의 경기전 연습피칭을 보니 볼이 좋더라. 1∼2점만 내면 승부가 될 것 같았다. 마리오가 6회까지만 던져주면 박희수와 정우람이 있어 승산이 있다고 봤다"는 이 감독은 "9회 정우람이 홈런을 맞았지만 분위기가 좋아 이길 것 같았다"라고 했다.
선수들에게 쓴 편지 내용을 공개했다. "경기를 잘하려고 노력하면 오히려 긴장돼 잘 되지 않고, 노력하는 자보다는 좋아하는자가 낫고 좋아하는 자보다 즐기는자가 이긴다.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꼭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이것만 꼭 명심해라. 기본-집중-팀, 네버 에버 기브업(Never ever give up)."
5차전 선발로 김광현을 예고한 이 감독은 "김광현이 등판하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더욱 좋아지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우리 선발투수들이 몸상태가 그리 좋은 것은 아니라 5차전에 중간계투로 투입되기는 힘들다. 상황을 봐서 윤희상 정도가 가능할 수 있고, 채병용도 대기한다"고 했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