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단합에는 합숙이 최고!"
롯데 선수들은 요즘 가족들 얼굴 보기가 힘들다. 포스트시즌이 열리는 10월, 긴 합숙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슨 사연일까.
프로야구 선수들은 보통 원정경기를 치를 때 경기장과 가까운 호텔에서 합숙을 한다. 홈에서 경기를 치를 때는 출퇴근을 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롯데는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기 시작하면서 홈인 부산에서도 합숙을 하기로 결정했다. 준플레이오프 상대였던 두산과 플레이오프 상대 SK가 홈에서 출퇴근을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롯데 선수단은 지난 9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친 후 부산에 내려와 서면에 위치한 롯데호텔에 짐을 풀었다. 경기에만 집중하자는 차원이다. 부산에서 연예인급 인기를 누리는 롯데 선수들에게는 평소 여기저기서 많은 유혹이 들어온다. 여기에 큰 경기를 앞두고 하나로 똘똘 뭉치자는 의미도 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아무래도 환경이 익숙한 집에서 쉬는 것을 선수들은 더 선호한다. 실제로 "호텔에서 쉬는 것은 진짜 쉬는게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선수들도 많다. 여기에 비용도 많이 든다. 26명의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잠을 자고 식사를 하는데 드는 비용이 하루에 800만원 정도다. 준플레이오프에 이틀, 그리고 플레이오프 때 이틀을 더해 총 3200만원이 들었다.
일단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합숙 효과는 만점이다. 팀의 맏형 홍성흔은 "개인 행동이 없다. 무엇을 해도 선수단이 다같이 움직인다. 확실히 팀이 단합되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기혼자와 미혼자별로 합숙에 대한 반응이 다르다. 홍성흔은 "집에 가면 아이들과도 놀아줘야 하고 이것저것 신경쓰이는 부분이 많다. 가족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경기에만 집중하기에는 합숙이 더 좋다"고 말했다. 결혼을 하지 않은 문규현은 "혼자 식사를 챙기려면 많이 불편한데 편하게 밥을 먹을 수 있는게 좋다"고 합숙의 효과를 설명했다.
롯데 선수단은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4차전을 마친 후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만약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또다시 합숙은 이어진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