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선택한 카드였다. 최강희 감독으로서는 말그대로 승부수였다. 하지만 침묵했다. 해답은 없는걸까.
최 감독은 17일(한국시각) 이란전을 앞두고 고민끝에 결정을 내렸다. 이동국(전북)을 버리고, 박주영(셀타비고)을 택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하지만 다시 고만에 빠져야 할 상황이다. 박주영은 끝내 이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후반 90분 동안 열심히 뛰었지만 그게 끝이었다. 특별한 존재감이 없었다. 그 사이 한국은 통한의 결승골을 내줬다. 자바드 네쿠남(에스테그랄)이 후반 30분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10명과 싸운 한국이었다. 믿기지 않은 패배였다. 경기가 끝난 뒤 박주영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기대가 컸던만큼 실망도 컸다. 상황은 좋았다. 박주영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셀타비고 임대이적 후 두 경기 만이었던 지난달 23일 헤타페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A대포팀의 확실한 원톱으로 인정받을 기회도 찾아왔다.
그 기대를 안고 뛰고 또 뛰었다. 이란 수비진의 집중견제를 이겨내면서 기회를 노렸다. 이날 경기 TV중계 해설위원으로 나선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은 "박주영이 셀타비고에서 훈련량이 꽤 많았던 것 같다"고 평했다. 그 평가대로 활동량은 많았다. 하지만 전반 막판 문전 혼전상황에서 날린 회심의 오른발슛이 이근호를 맞고 굴절되는 등 운이 따라주지 않았다.
후반에도 찬스가 있었지만 박주영과는 거리가 멀었다. 처진 스트라이커로 짝을 이뤘던 김신욱(울산)과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이날 경기서 대표팀은 수비에서 전방으로 길게 공을 넘겨주며 김신욱의 머리를 많이 겨냥했다. 하지만 박주영과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낙하지점을 제대로 찾지 못했고, 효과적인 움직임이 적었다. '불협화음'이 났다.
박주영은 3차예선 5경기서 6골을 터뜨렸다. 런던 올림픽에서도 스트라이커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최종예선에서는 침묵, 또 침묵이다.
다시 공은 최 감독에게 넘어왔다. 최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첫 위기를 맞았다. 현재 박주영을 대체할 만한 공격자원은 이동국 정도다. 컨디션 저하를 이유로 이란 원정에서 제외됐지만, 이동국에 대한 최 감독의 애정은 여전하다. 이란전 패배로 다시 이동국 카드를 고민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최 감독은 다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최전방 한자리, 계속되고 있는 숙제다. 박상경 기자은 뒤 최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