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제 빼고 다 바꿨다."
MBC '스타오디션 위대한 탄생3'가 오는 19일 출범한다.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 최초로 멘토제를 도입해 냉혹한 경쟁 속에서도 따뜻한 격려와 응원의 미덕을 보여줬던 '위대한 탄생'은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해 간판을 제외한 모든 것을 바꿨다. 지난 해 9월 시작해 올해 4월 초 마무리된 시즌2가 MBC 파업과 맞물려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아쉬움을 딛고,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의 경쟁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멘토제라는 형식에 매몰돼 칭찬을 남발하면서 경쟁 구도의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비판에는 다양한 장치의 서바이벌 요소를 도입해 빈틈을 보완했다.
우선 멘토의 숫자부터 4명으로 줄였다. 시즌1의 주역 김태원을 비롯해 작곡가 용감한 형제, 가수 김연우, 뮤지컬 배우 김소현이 시즌3의 멘토진을 구성했다. 예선 과정에선 40초 안에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문이 닫히는 '합격의 문'이란 룰을 추가해 재미를 줬고, 나이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본선에선 또래간 경쟁과 라이벌 구도 형성에 초점을 뒀다.
최고 가수들의 1대1 멘토링으로 화제를 모았던 '멘토스쿨'은 서바이벌로 진행된다. 멘토와 멘티간의 정서적 유대를 바탕으로 멘티의 성장을 이끌어내되, 감정에 치우치는 걸 방지하기 위한 해법인 셈이다. 지난 두 번의 시즌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느슨한 진행도 개선된다. 방송횟수를 30회에서 20회로 과감히 줄였다. 생방송 경연에서 한 멘토의 멘티끼리 맞붙는 상황을 막기 위한 방책도 마련 중이다.
시즌3는 시즌2의 여파로 지원자 수가 감소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예선 참가자들의 실력은 지난 두 번의 시즌에 비해 월등히 향상됐다"며 "예선에서 멘토들을 울리고 웃긴 화제의 지원자들이 많다"고 자신했다. '리틀 임재범'이란 애칭을 얻은 중3 학생부터, 김연우에게 "스윗소로우를 능가한다"는 칭찬을 받은 그룹 부문 참가자 등이 8일 열린 제작발표회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개성 있는 멘토들 간의 경쟁도 주요 볼거리다. 특히 김태원과 용감한 형제는 첫 만남부터 팽팽한 경쟁심을 드러냈다. 두 사람 모두 정식 음악교육을 밟지 않고 최정상의 위치에 올랐다는 점은 같지만, 멘티들의 재능을 발굴하는 방식은 정반대다. 시즌1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백청강, 손진영, 이태권을 생방송 경연에 진출시킨 김태원이 참가자의 느낌과 장래성을 중요시한다면, 용감한 형제는 프로듀서의 시각으로 냉철하게 평가해 멘티들을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8일 제작발표회에서 용감한 형제는 "나는 R&B와 힙합 같은 음악을 좋아하고 김태원은 록 음악을 하기 때문에 서로 보는 눈이 달라서 약간의 트러블이 있었다"며 경계심을 보였고, 김태원은 "용감한 형제는 감각으로, 나는 느낌으로 참가자들을 보기 때문에 서로 선호하는 멘티가 겹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참가자들을 평가하고 멘토스쿨을 이끌 두 사람의 경쟁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자못 흥미롭다.
'보컬의 정석'이라 불리는 김연우는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는 스승의 입장에서 "참가자들의 기본기와 개성을 중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소현은 뮤지컬 배우답게 "무대를 사랑하는 사람, 내면의 감성을 움직이는 사람을 뽑겠다"는 심사기준을 세웠다. 멘토 4명의 캐릭터가 뚜렷한 만큼 예선 및 본선과 멘토스쿨 과정이 훨씬 다채롭게 꾸며질 것으로 보인다.
'위대한 탄생3'의 우승 상금은 3억원이다. 여기에 부상으로 고급 외제 승용차가 주어진다. 5억원의 상금과 음반제작 기회 등이 걸린 Mnet '슈퍼스타K 4', 3억원의 상금과 국내 3대 메이저 기획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SBS 'K팝스타 2'보다는 다소 소박하다. 김태원은 "거대한 나라에서만 스타가 나오는 건 아니다. 대회의 사이즈와 성격도 중요하지만, 누군가가 꿈과 희망을 얻는 것이 더 중요하다. 어디서 누가 나올지는 모르는 것 아니냐"며 또 한번 어록을 남겼다. 그리고 MBC 예능국은 오디션 우승자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책을 고심 중이다.
'위대한 탄생3'는 첫 방송부터 '슈퍼스타K 4'의 생방송과 상대해야 한다.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분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기대를 모은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